지난 24일 통일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정옥임 이사장의 탈북자 비하발언이 탈북민 사회에 큰 충격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옥임 이사장은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탈북민 고소 관련 질문에 "소송 이유는 단순히 개인에 대해 우발적으로 입에 담지 못할 댓글과 모욕, 협박을 해서가 아니라 제 취임 이전부터 재단에 그러한 일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옥임 이사장은 “업무와의 연동성을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불치병으로 사망한 직원도 있고 불치병으로 수술을 받은 직원도 있다”며 “제가 취임해서 있는 일이 아니라 공공기관에서 탈북민을 지원하는 임직원들이 공동으로 직면한 불편한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들에선 "탈북자 민원을 담당했던 한 직원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6개월여 만에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옥임 이사장이 "업무와의 연동성을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고는 했지만 "악성 탈북자" 연장선에서 나온 '위암 사망 직원' 발언이어서 파장이 매우 컸다.
그러나 뉴포커스 확인 결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유일하게 위암으로 사망한 직원은 탈북민 민원 담당이 아니라 교육개발부 직원이었다. 더구나 그 직원은 탈북민에게 직업적 스트레스를 받는 업무가 아니라 대안학교 담당자라는 증언이 나왔다.
현재 재단에 근무 중인 C 모씨는 뉴포커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박송0 씨는 사실 정규직 전환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업무도 전혀 달랐다. 탈북민을 직접적으로 상대한 것이 아니라 교육개발부에서 대안학교 담당자였다. 대안학교의 대부분 운영자는 탈북민 출신이 아니다. 탈북민 때문에 직업적 스트레스를 받아 사망한 것처럼 매도하면 고인에 대한 엄청난 명예훼손이다."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교육개발부 직원도 "작년에 위암으로 사망한 직원은 박송0 씨가 맞고 교육개발부 직원이었다. 대안학교 담당이다."고 확인해주었다. 탈북민 민원담당 업무가 아니냐고 재차 묻자 재단 직원은 도대체 뭘 알고 싶어 그러냐며 학생들이 탈북자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탈북자를 상대하는 직업이 맞다는 변명으로 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번 정옥임 이사장의 탈북자비하 국감발언을 두고 현재 탈북민 단체들에서는 법적 고소를 준비 중이다. 단체장 k 씨는 "가뜩이나 취업에 어려운 탈북민들을 마치 '암적 존재'처럼 만들었다. 그것도 전 국민이 보는 국감장에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이라는 사람이 제 개인의 변명을 위해 탈북민들을 매도했다. 당장 물러나야 한다. 안 그러면 끝까지 해임촉구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탈북민을 고소하는 '탈북자고소재단'이 이제는 대놓고 '탈북자비하재단'으로 변질됐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단체장 L 씨는 "정옥임 이사장 발언 때문에 아마 기업들이 탈북자 채용에 더 등을 돌릴 것이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탈북단체 50여개에서 회원 일인 당 10만원 씩 1000명을 확보하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나 권익위원회 제소도 준비 중이다. 재단이 올해 예산 중 탈북자 국민인식개선 홍보비용으로 13억 5천만원을 책정했는데 정옥임 이사장의 그 한마디에 오히려 '탈북자 국민외면홍보'가 됐다. 재단 이사장 자질에 앞서 의식수준부터가 심히 의심된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