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께 드립니다.
존경하는 박근혜대통령님!
저희들은 북한의 우상세습독재 지옥을 박차고 나온 탈북민들이며 탈북민단체장들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올해 신년벽두에 ‘통일은 대박’이라는 엄청난 화두로 1990년대 중반 대량탈북이후 탈북민들과 남북한주민모두에게 가장 큰 희망과 용기를 주신 분이십니다.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살아가고 있는 2만 6천 탈북민들은 우리사회의 가장 소외된 그룹이지만 이시대의 가장 중요한 소명을 안고 있는 자들로서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통일대박의 성공카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탈북민 전체는 저희들에게 삶의 소명과 희망과 용기를 주신 대통령님의 통일대박을 적극지지 찬성하고 대통령님의 뜻을 받들어 목숨 바쳐 싸울 의지에 불타고 있습니다.
북한의 평등사회주의 체제에서 생활하면서 수령우상세습독재를 몸으로 체험한 탈북민들은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통일대박은 다름 아닌 자유민주주의 통일이며 통일대한민국이 진정으로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서는 북한의 2천 300만 주민에게 자유민주주의를 선물하는 것임을 누구보다도 확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일대박은 대한민국에 먼저 입국하여 자유민주주의를 학습하고 먼저 경험한 탈북민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떻게 자유민주주의를 전달하는가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따라서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한민국에서 올바르게 정착하고 이 땅의 민주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선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의 진정한 파트너로써 거듭나야 하고 자신들의 일을 자신들이 직접 해결하는 자율성과 책임의식이 필요합니다. 대통령님께서 수차례에 걸쳐 말씀하신 탈북민들의 정착과 탈북민들을 통일의 주요한 인적자원으로 양성하는 일은 탈북민들 스스로에게 맡겨야 해결되는 일이고 탈북민들에게도 믿음을 주고 역할을 주어야만 해결되는 일입니다.
어머니의 마음이 아무리 굴뚝같고 학원비를 많이 내고, 정성이 지극하다고 할지라도 당사자인 자녀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아이의 성적은 올라가지 않습니다. 국가가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만들고 정성을 기울이고 비용을 많이 들이더라도 정착의 주체인 탈북민들이 스스로 정착하지 못하면 그것은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동안 탈북민들은 십수년동안 살면서 고기를 주는 것보다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겠다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수없이 만나왔고 나름대로의 삶의 애환과 고뇌 속에서 어느 정도의 고기잡는 방법은 체득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시기 탈북민의 정착문제는 고기 잡는 방법을 모르는 문제가 아니라 양어장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숙련된 낚시꾼이라고 할지라도 산에 가서 물고기를 낚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정부가 북한이탈주민 지원재단을 만들고 260억원이라는 엄청난 국민혈세를 쏟아 붓고 있지만 사실상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탈북민들의 정착지원에 기여하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현재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퇴물정치인을 비롯한 낙하산 인사들의 억대연봉과 용역의 명목으로 지불되는 한국인들의 또 다른 국가예산 따먹기와 이벤트성, 전시성 행사와 입이 벌어지는 호화스러운 건물임대료와 사무실집기 구입비로 지출될 뿐 탈북민들의 정착을 위한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탈북민들은 장애인이 아니며 건장한 노동력입니다. 그런데 탈북민들을 장애인 취급하며 아까운 국민혈세를 모아다가 배설물로 만드는 일은 더 이상 방치되어서도 안되며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저희 탈북민단체장들은 지난해 11월 ‘북한이탈주민정책참여연대’를 결성하고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사업방식을 재고해달라고 수차례 건의를 드렸지만 신임 정옥임이사장의 굳건한 불통의 장벽에 막혀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스위스에서 말씀하신 북한이 변화하지 않으면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서라도 변화시켜야 한다는 취지에 저희 탈북민들은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그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요한 역할은 다름 아닌 탈북민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북민들은 아직도 북한에 수많은 가족 친지들이 있고 그들과 이렇게 저렇게 연계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대한민국의 실상을 알려주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다시피 하고 있는 형편에서 북한의 진정한 변화는 탈북민들이 만들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만일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정착과정에 생활보호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맴돌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리 감독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탈북민들은 정착하지 못할 것이며 자기 삶의 진정한 주체를 깨닫지 못한 탈북민들 중에 대한민국정착에 실패하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탈북민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탈북자가 늘어날수록 우리의 통일은 더욱더 멀어질 것입니다.
현재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회에는 탈북민이 한명도 없으며 부장급 이상 관리직에 탈북민은 눈을 씻고 찾아보고 싶어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하는 대부분의 사업은 사실상 탈북민의 정착을 위한 사업이라기보다는 사업을 위한 탈북민 활용 사업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되며 영수증에만 집착하는 영수증 재단으로 전락되어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탈북민들을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생각하신다면 이제라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회에도 탈북민들을 기용하시고 이사장이나 사무총장자리에도 대담하게 탈북민들을 앉히셔야합니다. 잘못하면 안되겠지만 실수를 통해서도 배울수 있고, 또 좀 잘못하면 주변에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 두시면 안 되겠습니까?
먼저 입국한 탈북민들 스스로가 나중에 입국한 탈북민들을 껴안고 실제로 필요한 일을 해나갈 수 있게 탈북민들 스스로 감독하고 관리하게 하는 것은 정말 그렇게 어려운 일이신지요?
2009년경에 어느한 탈북민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정말이지 절망적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와서 여러 술집과 각종 업소를 전전하며 1억 5천만원의 돈을 악착같이 모아보았지만 여전히 설자리가 없고 사람대접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탈북자들이 김정일이 용서만 해준다면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저희 2만6천명의 탈북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260억의 거대한 비용을 가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지나친 사랑과 관심도 아니며 이 땅에서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저희들을 믿고 일을 맡기는 신뢰가 필요합니다. 저희들에게 역할을 주십시오.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믿음을 주십시오. 북한이탈주민들이 스스로의 정착을 추스를 수 있도록 일을 맡겨주시기를 간절히 요청 드립니다.
현재와 같은 구조와 운영방식으로는 아까운 국민혈세를 북한이탈주민의 이름을 거들어 낭비하는 것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북한이탈주민들이 정착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국민혈세는 반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며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탈북민들의 고충과 애국충정을 굽어 살펴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통일대한민국을 이루어낼 막중한 사명을 감당하고 계신 박근혜대통령님을 받들어 2만 6천명의 탈북민들은 언제나 어깨를 들이밀고 한목숨 바쳐 싸울 각오가 되어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부디 건강하시여 건강한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통일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2014. 1. 24.
탈북민 단체장들의 연합체 ‘북한이탈주민정책참여연대’ 참가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