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권의 통일시대를 논한다 4.)남북통일에 대한 남한과 북한 사람들의 생각(2)
AD 함흥  
안녕하십니까? 지난 시간에 이어 남북통일에 대한 남한과 북한사람들의 생각을 필자의 관점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필자는 북한에서 태어나 30여년을 살았고, 한국에서 27년째 살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살면서 민족의 염원은 통일이라 어릴때부터 듣고 자랐고, 성장하면서 필자도 통일을 위해 뭣인가? 해야 되고 또 할 수 있다는 각오와 사명감을 갖기도 했습니다. 북한을 떠나기 전까지 남북이 갈라진 것은 미국의 탓이며 남북분단 고착의 원인도 미국이 북한을 침략하려 6.25전쟁을 일으켜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온 강토를 파괴했으며, 남조선을 타고 앉아 식민지로 만들고 북한마저 집어삼키기 위해 미군을 항시적으로 남조선에 주둔시키고 침략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북한당국의 끊임없는 선전을 들었습니다.

이런 미국의 침략야망에 맞서기 위해 북한인민들은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해 언제든지 미국의 북침야욕을 꺾고 미국의 식민지 남조선을 해방하고 불쌍한 남녁동포를 하루빨리 해방하기 위해 빈틈없는 전쟁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러한 북한당국의 선전에 대해 의심을 하거나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김일성, 김정일의 찬란한 혁명역사와 업적을 반복학습하고, 인간의 사상을 좀먹는 낡은 자본주의 부르죠아 사상을 사전에 방지하고 뿌리 뽑기 위해 일주일마다 열리는 조직단위마다의 생활총화를 하면서 서로의 사상검증을 하는 상호비판이 일상화된 북한사회에서 당국의 정책과 사상선전에 의심할 마음의 여유나 시간적 여유가 있을수가 없습니다. 여기에다 가족 중 누구하나의 잘못으로 당이나 국가로부터 처벌을 받게 되면 온 가족이 연좌제로 탄광이나 농촌으로 추방을 가거나 심하면 정치범관리소에 가게 되며, 평생을 그곳에서 살다 죽어야 합니다.

필자의 고향인 함흥과 같은 대도시들에서는, 해마다 봄과 가을에 죄 지은 사람들을 선별해 사형포고문을 시내 곳곳에 내걸고 함흥시내를 감돌아 흐르는 호령천강가의 제방뚝이나 시외 야산의 공원같은 장소에서 수많은 군중을 조직적으로 모아 놓고 공개총살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고, '당과 국가의 정책을 어기면 너도 저렇게 죽게 된다!'는 사회적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초등학교때부터 단체로 사형장에 구경간 경우가 십 수번은 됩니다. 어린마음에도 바줄에 묶여 공개총살을 당하면서 피범벅이 된 시체가 되어 벼가마니에 둘둘 말리워 구덩이에 처박히는 총살당한 죄인의 영상은 며칠동안 머리속에 지워지지 않았고, 꿈속에서도 생생하게 보여 소스라쳐 놀라 잠을 깰 때도 있었습니다.

북한당국의 이런 사회적통제의 전제조건은, 남조선인민들을 하루빨리 미제의 식민지통치에서 구원하기위해서는 어렵더라도 이를 악물고 남조선 해방을 위한 전쟁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렇게 철저히 통제된 사회에서 평생을 살아오는 북한사람들은 세상소식을 모르기때문에 북한당국의 말을 그대로 믿고 따를수 밖에 없으며, 반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우리안에 갇힌 짐승과 같은 삶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북한사람들은 북한정권의 적화통일정책에 별로 의문을 갖고 있지 않으며 순응해 살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나 살기 어렵고 나아질 기미가 없기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이럴바치고는 '전쟁이라도 해서 너 죽고 나 죽고 싸우다 보면, 산 사람은 잘 살수 있다'는 이판사판식 사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전후 세대들속에서는 대부분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북한사람들은 '반드시 남조선을 해방하는 통일이 되며,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민족의 숙원이며, 통일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참고 견뎌야 하며 미제를 몰아내고 남조선을 해방하기 위해서는 죽음도 불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필자가 남한에 살면서 느끼는 남한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필자가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이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 2세들의 통일관점입니다. 대부분 실향민1세들은 세상을 떠나 현재 살아있는 실향민1세들은 고령이거나 생존한 분들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필자는 남한에 살고 있는 실향민2세들을 많이 만났으나 실향민2세들의 애향심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애향심이 없는데 애국심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애국심이 미미한데 통일할 생각이 들겠습니까? 필자가 만나본 실향민 2세들의 북한에 대한 관점이나 생각은 대략 이렇게 표현할수가 있습니다. '우리부모나 또는 조부모의 고향이 함경도 또는 평안도 어디다. ... 우리 아버지 고향이 황해도이고 어머니는 경상도 또는 전라도... 또는 충청도다. 부모님이 살아 생전에 고향이야기를 많이 했다. 북한사투리를 돌아가실때까지 그냥 사용하셨고, 생활력이 강했다.' 마치 남 이야기하듯, 또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애절함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부모님의 고향이나 겨우 알고 있는데, 북한에 있는 친인척들 생각을 해 본적이 몇 번이나 되겠습니까? 생각이 없는데 그리움이나 간절함이 생길수 가 있겠습니까?

좀 더 직설적으로 필자의 생각을 표현한다면, 아직까지는 간신히 자신의 부모까지는 생각이 미치지만, 그 외 삼촌 고모 등...나아가 사촌을 잊고 사는지는 오래다고 봅니다. 형제까지 잊어가는 사회적 풍토는 이미 시작되었고, 오직 자신의 가족만이 생각하는 핵 가족시대도 지금 한창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중이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필자가 남한에 살면서 심심치 않게 언론이나 뉴스를 통해 듣는 소식은 '남편이 돈을 벌지 못하니까 아내가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집을 나갔다', '아내가 보험금을 타내려 남편을 독살하려했다.', '부모의 유산을 가지고 첫째아들과 둘째 아들이 법원소송전에 들어갔다'. '아들이 부모의 재산을 노리고 노부모를 살해하려 했다.' 등... 온갖 흉흉한 소문들이 매일이다시피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삭막한 사회에서 어찌 통일대업을 이루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약육강식의 사회적윤리속에서 그마나 법이 존재하여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는 안도의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남한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관점과 생각은 한마디로 오로지 북한의 영토나 지하자원과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차지하고 이용해 돈을 벌려는 욕심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통일에 대한 남과 북 사람들의 태도와 입장을 한마디로 종합해 표현한다면, 북한사람들이 더 적극적이고 활동적입니다. 위에서 필자가 지적했듯 이판사판식 통일욕구입니다. 북한 사람들의 이런 우매한 통일욕구는, 북한 3대세습독재자들의 적화통일 전략전술에 의한 세뇌와 특히 사회주의체제하에서 통일전쟁이 일어나도 개인이 별로 잃을것이 없다는 자신감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남한은 극도의 개인이기주의로 인해 핵가족화로 치닫는 사회화로 통일전쟁이 나면 개인소유의 잃을 자산이 많다는 그 기원때문에 전쟁을 두려워하고 기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남과 북의 사회제도와 그 속에서 분단되어 4분의 3세기를 살아오는 과정에 민족의 숙원인 남북의 평화통일을 이루려면, 능력있는 지도자의 선출과 그의 통일에 대한 대담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남북분단과 탈북자들을 이용하는 남한의 정치세력과 그에 기생하는 정치꾼들에 대한 필자의 소감을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7월 25일

북한(북조선)인민해방구국전선 대표 한 창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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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 예리한분석   2021.07.26 10:55:01
답변
예리한 분석과 해석 잘 보았습니다. 다음호가 기대됩니다.
          
 
GT gksckdrnjs   2021.07.26 11: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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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가져주셔 감사합니다. 통일시대를 대비하여 더욱 유용한 사고와 고뇌, 활발한 활동을 해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