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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정옥임 이사장의 고소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탈북민 장철봉 씨가 지난 12월 간암으로 판정받은지 2달도 채 안돼 사망했다. 13일 원자력병원 영안실에 모인 탈북민들과 단체장들은 이같은 사실에 분노하며 장례 이후 정옥임 이사장 해임 촉구운동을 앞으로 어떻게 전개할지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했다.
탈북단체장들이 극도로 흥분하는 이유는 지난해 10월 국회 감사장에서 한 정옥임 이사장의 발언과 정 반대되는 현실 때문이었다. 지난해 10월 24일 통일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옥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은 탈북민 고소(정옥임 이사장이 장철봉 씨 포함 탈북민들을 고소한 사건) 관련 질문에 "저희 재단 직원 중에는 (일부 탈북자의) 악성 민원과 막말, 욕설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업무와의 연동성을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불치병으로 사망한 직원도 있고 불치병으로 수술을 받은 직원도 있다.”라고 발언하여 큰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정옥임 이사장의 이러한 무책임한 발언은 탈북민들을 지원해야 할 위치에 있는 이사장이 그러지 않아도 취업난에 시달리는 탈북민들의 처지를 더 어렵게 만든 것으로 하여 당시 탈북사회를 크게 공분시켰다. 더구나 뉴포커스 취재 결과 정옥임 이사장이 악성탈북민 때문에 암으로 사망했다는 재단 직원은 탈북민을 상대하는 직업이 아닌 교육개발팀 소속으로서 재단 직원들의 설명에 의하면 전환이 늦춰지는데 대한 업무 스트레스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옥임 이사장의 발언과 정 반대로 재단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아 간암으로 사망한 쪽은 오히려 탈북민이어서 이번 장철봉 씨 사망을 두고 탈북민들은 더 격앙된 상황이다. 장철봉 씨는 1990년대 중반 북한군 민경으로 근무하다가 자동소총을 소지한 채 임진강 홍수를 타고 휴전선으로 탈북했다.
장철봉 씨는 지난해 3월 남북하나재단 별칭 사용을 두고 재단 측과 시비 중 정옥임 이사장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당시 장철봉 씨외에도 인터넷에 악성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여러 탈북민들이 정옥임 이사장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국정감사장에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영등경찰서가 호출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대전 모처에서 일하던 장철봉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여 일용직마저 잃은 그는 그동안 극심한 생활고와 고소에 시달렸다.
간암판정을 받은 지난해 12월 고향축구단과 동료들이 치료비용으로 천만원을 모아줬지만 장철봉 씨는 오히려 단체활동에 보태라며 치료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한다. 그렇듯 홀로 자택에서 운명을 기다리다 2월 12일 밤 11시 45분 옆집 신고로 시신 상태에서 발견됐다. 장철봉 씨와 가깝게 지낸 김용범 (가명 42세)씨를 비롯한 탈북단체총연합 관계자들은 "장철봉 씨는 죽기 전까지도 자신의 운명보다 변변한 직업이 없는 지인들의 처지를 더 걱정했다. 자유를 찾아왔는데 재단 정옥임 이사장으로부터 법적 고소를 당한 상태에서 죽는 것이 더 억울하다. 정옥임은 악성 탈북자들 때문에 재단 직원이 암으로 사망했다고 거짓말했는데 내가 진짜로 정옥임 스트레스에 암으로 죽는다."며 쓸쓸히 웃었다고 한다.
뉴포커스가 재단 측에 전화를 걸었으나 휴일이라 받는 직원이 없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장철봉 씨의 장례에 장례지원금으로 100만원과 정옥임 명의로 된 화환을 보냈다. 장례식장에선 화환을 치우라는 고성도 있었지만 장철봉 씨 장례를 주관한 탈북단체총연합은 고인의 품위를 고려하여 정옥임 이사장 명의로 된 화환을 구석 한 켠에 따로 세워놓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