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금요일). 북한이탈주민정책참여연대(이하 북정연) 공동대표단의 요청에 따라 통일부 정착지원관련부서와의 면담이 있었다. 이번 면담은 최근 사퇴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하 재단) 정옥임 전이사장 후임인선과 재단의 개혁과 관련해 홍용표통일부장관 면담을 요청한 북정연과 통일부실무차원 선에서의 면담이었다. 면담 결과는 일단 희망적이라 하겠다. 다만 이제 선임될 신임 재단이사장 인선문제가 정말로 탈북자들의 개혁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인사가 오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또 전임 이사장처럼 부적격자가 온다면 지금까지 주장해온 탈북자사회의 재단개혁요구는 물거품이 될 것은 뻔하다. 현재 탈북자정착과 관련 있는 유관기관, 시민사회단체, 탈북자사회는 재단 신임이사장 인선에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탈북자들의 강력한 퇴진운동에 사퇴한 전임이사장 부류의 인선이 또다시 반복된다면 재단개혁은 물 건너 간 것이고 이로 인한 탈북자사회와 정부와의 갈등은 새롭게 시작될 것이 때문이다. 현재 재단 신임이사장에 전직 통일부아무개가 내정됐다는 설도 있다.
지난 17일 면담에서도 통일부를 대표해 나온 분의 이야기는 새로 재단이사장이 임명된다면 탈북자사회의 요구대로 획기적인 재단개혁을 할 것이라 공동대표단에게 역설하기도 하였다. 전에 ‘공공기관에 예산 설명회를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오리발을 내밀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설명이다. 해마다 반드시 구체적인 예산과 집행과정의 설명회를 꼭꼭 하겠다는 것이다. 재단개혁의 시금석이 될 신임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우리의 입장은 단호하다. 요즘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정 피아. 관 피아에 해당되는 꼴사나운 함량미달의 부적격자들이 또 줄을 타고 선을 대어 재단 이사장으로 오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혈세로 운영되는 재단의 250억원 정착지원금이 지금같이 절반 가까이 각종 인건비, 경상비로 지출되고, 탈북자들은 들러리로 실제 피부에 와 닿은 지원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보건데 예나 지금이나 재단의 운영을 책임진 실무진은 재단의 설립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업무파악을 제대로 할리 없고 그 날 그날 출근하여 월급날만 기다리는 기관으로 전략하였다는 탈북자사회의 원망은 하늘을 찌를 듯 하 다.
탈북자현실과는 거리가 먼 정치꾼, 퇴직관료, 심지어 퇴역군인들이 보상받기식의 재취업 또는 신분상승 수단으로 재단에 들어오는 일이 없도록 임명권자는 심사숙고하길 바란다. 탈북자실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줄타기, 줄 대기, 혈연, 학연, 지연, 인사 청탁, 보상받기 식 등 등 온 갗 가능한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한자리 차지하려고 재단에 들어온다면 어떻게 탈북자들이 원하는 실제적 지원업무를 원만히 수행할 수 있겠는가? 정치나 관직, 공직에서 명예롭게 퇴직하고 퇴직연금을 받고 있는데 계속 돈 벌고 일하기를 원한다면 퇴직금으로 길거리 포장마차나 아파트, 기관건물의 경비직, 목욕탕 때밀이에 재취업하여 말년에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돈을 필요로 하면 그런 일자리는 많은데 그런데는 가지 않고 탈북자를 호구처럼 생각하는지 탈북자취업을 걱정한다면서 재단 사무직에 줄을 타고 와 차지한다면 탈북자들은 어디에 가 일자리를 얻겠는가?
당신들이 탈북자들이 나름대로 일할 수 있는 재단일자리에 얼씬거리지 않는 것이 탈북자들의 취업에 도움이 된다. 이번에 탈북자사회의 재단개혁요구에 재단 정옥임 전 이사장이 늦게나마 사퇴한 지금이 재단 개혁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바른 말로 재단 정옥임 전이사장 사퇴는 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를 보좌한 현재의 재단 참모진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2013년 11월 처음 재단 이사장이 부임되어 왔을 때 현 재단의 한 부서장은 신임 정옥임이사장의 지시라고 하면서 송파구 사무실로 우리들을 찾아와 ‘신임재단이사장은 아무것도 모르니 나에게 알아보고 보고하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부서장의 그 이 후 언행은 본인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 전임 정옥임이사장과 탈북자사회 대립을 충동질하고 아부 아첨하는 행태를 여러 차례 보임으로하여 현재 탈북자단체장들이 원하는 교체대상 1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 부서장은 자신의 지난 언행을 책임지고 자진 사퇴하는 것이 재단개혁과 탈북자정착에 도움이 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리고 정부는 사퇴한 정옥임 전이사장과 더불어 현재 남아 있는 몇몇 참모진에 그 책임이 없는지? 철저히 따져보고 합당한 대책을 세우길 촉구한다.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신임이사장이 오면 혁신적인 개혁을 단행 하겠다’는 역설이 분노한 탈북자사회를 얼리려는 지금까지 쓴 술책과 다름이 없다면 앞으로 더 큰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재단 정옥임 전이사장 사퇴로 재단과 탈북자사회의 마찰이 일단락 된 것이 절대 아니다 라는 얘기다. 또 신임이사장이 오면 해결됐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더 큰 오산이다. 우리는 이 기회에 정부에 단호하게 요구한다. 신임 이사장 선임은 탈북자실정을 잘 알고 탈북자들 때문에 지원재단이 존재한다는 기본을 이해하고, 정착지원이 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또한 목숨 건 탈북이 뭔지, 탈북자에 애증이 있는 사람이 와야 할 것이다. 늦게라도 탈북자들이 추천한 대상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먼저 담았던 음식그릇의 찌꺼기가 남아있는 그릇을 씻지 않고 그대로 그릇에 새 음식을 담으면 그 음식이 정녕 신선한 새 음식이라 말 할 수 있겠는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 는 말도 있다. 이번에 정부가 재단의 획기적인 개혁을 하겠다는 의지가 정말로 있다면 우리가 위에서 지적한 문제들을 깊이 통찰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 것을 촉구한다.
생존경쟁이 살벌한 자본주의 사회인 이 대한민국에 목숨 걸고 찾아온 탈북자들이 생존을 위협받아 도둑처럼 몰래 도망가듯 낯 설은 타국으로 이민가고,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자살자수가 늘어나고, 심지어 목숨 걸고 탈출한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 대한민국을 헐뜯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현 정부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탈북자들을 들러리 세우고 250억원 정착지원 예산으로 ‘메르켈프로젝트’니. ‘착한’이니. 하는 낱말을 지어 부르고 그것도 모자라 재단 명칭을 허울뿐인 ‘남북하나재단’으로 고치고 또 돈 들여 재단 싸이트를 그 이름 맞게 뜯어 고치는 이상한 예산집행을 누가 관리 감독하는가? 재단의 이와 같은 이상한 예산집행에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법과 원칙을 염불처럼 외치는 이 정부의 방침과는 너무나 다르지 않는가? 우리는 앞으로 재단의 개혁과정을 지켜 볼 것이며 계속 그 모양 그 꼴이라면 탈북자정착에 도움이 안 되는 재단해산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옛 부터 힘없는 국가나 민족, 사회적으로 핍박받는 사람들은 외부세계에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고 도움을 받아왔다. 그런 이유로 오늘날 유엔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1907년 나라를 일제에게 빼앗긴 이준열사가 고종황제의 칙서를 가슴에 품고 당시로선 머나먼 유럽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세계만국평화회의에 찾아가 사력을 다해 국제사회에 조선의 독립을 호소하고 열강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나 마침 이준 열사고향도 우리 탈북자와 같은 북한 함경남도 북청이다. 우리는 재단의 현실을 더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3대독재로 인한 작금의 처참한 북한인권개선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수많은 사선을 넘어 자유를 찾아 남한에 와 힘들게 정착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들러리 세우고 국민혈세로 마련한 탈북자정착지원금을 적재적소에 쓰지 않고 낭비하는 재단의 행태를 규탄하며 이러한 사실을 서울 주재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에 찾아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재단의 개혁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2015년 7월 23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개혁추진 결사투쟁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