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중학생 도박행위 엄단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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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중적인 오락인 주패(카드)놀이 (자료사진)이미지
▲ 북한의 대중적인 오락인 주패(카드)놀이 (자료사진)
북한당국이 중학교 학생들 사이 유행하는 도박행위를 근절시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놀음수단인 주패까지 치지 못하게 하자, 북한 학생들은 세상물정을 모르는 처사라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중학교 학생들 속에서 주패로 ‘돈 따먹기’ 하는 행위가 도를 넘자, 북한 교육당국과 청년동맹이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고 북한전문매체인 자유아시아 방송이 전했다.

최근 국경지방에 여행 나온 남포시 청년은 “도박하는 청소년 학생들을 잡기 위해 규찰대가 개인 집까지 뒤지고 있다”면서 “남포시 와우도 구역에서는 개인집에 들어박혀 도박하던 학생들이 무더기로 적발되어 노동단련대에 끌려갔다”고 해당매체에 말했다.

이 청년에 따르면 몇몇 졸업반 학생들은 집에서 돈을 꺼내가지고 나와 동료들끼리 모여 만원씩 걸고 ‘흥스’(빨간십이 한편이 되어 승부를 겨루는 포카놀이)를 놀았으며, 이들은 판 당 500원씩 걸고 도박하다가 걸렸다는 것이다.

최근 중학교 학생들 속에서 도박행위가 우심해지자, 학교 당국은 적발된 학생들을 불량청소년으로 낙인하고, “군대도 어렵고 힘든 건설부대에 보내겠다”고 엄포 놓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김정은에 대한 충성운동이 가열화 되는 분위기에서 사소한 자본주의 요소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북한당국의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도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도박이 건전한 사회질서를 해친다고, 집권 첫 과제로 도박 뿌리빼기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평양시 역전과 공원에서 주패룰 치며 도박하던 사람들이 노동교화소로 끌려가는 등 엄벌에 처해졌고, 도박은 한동안 근절되는 듯 했다.

하지만, 단속이 뜸해진 틈을 타 남포시와 평성 등 지방에서는 도박행위가 또다시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고, 더욱이 졸업을 앞둔 중학생들 속에서 주패로 돈 따먹기 하는 현상이 노골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남포시 청년은 “10대 중학생들도 주패를 치자고 하면 으레 돈따기로 여길 만큼 학생들 속에서 도박은 이미 만연되었다”며 “그걸 어떻게 단번에 뿌리 뽑겠는가”고 반응했다.

또 새것에 민감한 학생들은 하지 말라고 하면 기어코 해내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도박을 적발하기 위해 규찰대가 나서자, 아는 아이들끼리 숨어서 주패를 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에 정착해 사는 30대의 한 탈북자도 “북한에서 화투는 치지 못하게 법적으로 통제하고 있지만, 주패는 인민군대에 나눠줄 만큼 합법화 되었다”면서 “돈을 깔고 주패 치는 관행은 이미 20년도 넘었다”고 말했다.

계속하여 “사람들은 도박이 나쁘다는 걸 알지만, 그것마저 막으면 심심해서 어떻게 살겠는가”면서 “북한당국도 이런 도박이 자칫 김정은 유일지배에 걸림돌이 될까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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