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케네스 배 영사 면담 요청에 무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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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에 대한 영사 면담 요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지 스웨덴대사관 측이 석 달 넘게 배 씨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평양주재 스웨덴대사관 관계자가 케네스 배 씨를 마지막으로 면담한 건 지난 4월18일. 지난 2012년 12월 21일 이래 길어도 두 달에 한 번 꼴로 이뤄져 왔던 영사 접촉이 이뤄지지 않은 지 석 달이 훌쩍 넘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전했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5월 사이에는 열흘에서 2주에 한 번씩 면담이 성사됐고, 이후에도 비교적 정기적인 방문이 이뤄졌던 걸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긴 공백이다.

배 씨의 어머니 배명희 씨는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당국이 스웨덴대사관의 추가 면담 요청에 몇 달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측이 아들의 건강 등 신변에 대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는데다 아들로부터 편지까지 오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국무부의 한 관계자도 22일 ‘VOA’에 배 씨에 대한 영사 면담이 4월 이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표하는 스웨덴대사관이 정기적으로 영사 접근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무부가 배 씨의 건강을 매우 우려하고 있고, 그의 석방을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11월 체포된 배 씨는 북한에서 최장기 억류 미국인이자 노동교화소에 수감된 유일한 미국인이 됐다.

특히 수감생활 도중 건강이 악화돼 지난해 8월 병원에 입원했던 배 씨가 올해 초 다시 노동교화소로 이송되면서 가족들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국무부는 배 씨 석방을 위해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를 평양에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밝혔지만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미 지난 4월 킹 특사의 방문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현재 배 씨 외에도 미국인 관광객 매튜 토드 밀러 씨와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를 억류하고 있다.

토드 씨는 지난 4월 10일 북한을 방문해 입국 검사 과정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를, 파울 씨는 같은 달 29일 방북해 호텔에 성경을 둔 채 출국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말 관영매체를 통해 이들의 `적대행위 혐의’에 근거해 재판에 기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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