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랑하는 평양 중심지의 고층아파트에서도 주민들이 닭과 오리와 같은 가축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도시나 평양외곽의 아파트에 이어서 평양의 고층아파트에서조차 닭과 오리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최근 평양 중심지의 고급 아파트에서 닭, 오리 등 가축을 키우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지방도시의 아파트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가축을 기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평양 중심지의 아파트에서도 가축을 기르기 시작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다.
평양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사업차 평양을 찾은 중국 손님들의 안내를 맡았다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려 정말 당황스러웠다”면서 “외국인들도 아파트 베란다에서 나는 가축 울음소리에 매우 놀라는 눈치였다”고 해당매체에 언급했다. 소식통은 “얼마 전 평양 고려호텔과 고위 간부들의 주택이 밀집된 중구역 고층 아파트를 지나는데 갑자기 닭 울음소리가 들렸다”면서 “심지어 오리와 돼지소리까지 들리는 통에 애완용으로 기르는 것이라고 변명할 수도 없는 곤혹스런 상황을 겪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중구역은 고위층이나 퇴직한 당 간부들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평양에서도 가장 현대적인 초고층 건물들이 밀집된 곳”이라며 “관광에 나선 외국인들은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나는 짐승소리에 놀라면서도 매우 궁금하다는 표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일부 간부들은 현직에서 한몫 챙기지 못했거나 자식들이 변변치 못해 퇴직 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며 “간부 체면에 장사도 할 수 없는데다 보잘 것 없는 연로보장비로 생계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아파트에서 가축을 키워 생계에 보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26일 “평양시 만경대구역과 락랑구역의 아파트에서도 닭과 오리와 같은 가금류를 키우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가장 잘 사는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중구역에서도 가축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다.
소식통은 “고려호텔에 투숙한 외국인들은 평양의 현대적인 유원지와 위락시설, 최신 초고층건물을 보면서 북한실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돈 많은 일부 주민들을 제외하면 상당수의 평양 주민들이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하는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당간부와 사법기관 간부들이라 해도 현직에서 물러나면 생활난을 겪게 되는데 일반 주민들의 처지는 어떻겠냐”면서 “아파트 1~2층에서 가축을 기르는 세대는 가축을 도둑맞지 않기 위해 밤새워 경비를 서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또 “가축들의 울음소리보다 더 큰 문제는 가축의 배설물처리와 악취”라면서 이로 인해 아파트 이웃 간의 다툼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인민반과 여맹이 나서 ‘생활환경을 개선할 데 대한 문제제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생계가 급한 주민들은 이에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