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자
GT 시인  




불빛에 빠진 서랍은 모두 파랑
봄과 먼 이름이 오싹 팔목을 물었다

표정 없는 가면은 꽃피운 구멍부터 땜질하고
눈앞이 파래질수록 캄캄해진 뿌리에
구근처럼 오목한 입들이 매달렸다
밥상에 올려놓은 물 한 대접에도 파랑이 일렁거렸다

무심코 방문을 열었을 때
답을 기다리지 않은 질문 같은
소등하지 못한 붉은 얼굴은 길을 잘못 든 파랑
그 파랑은
밤의 기울기에 맞는 불꽃과 불꽃을 용접하고 있어야했다

두 손바닥이 가린 표정을 기웃거려도
막막한 파랑, 막무가내인 파랑
피도 고향도 파랑일 것 같아 가면 밖 멀리 돌아가는 파랑주의보

쑥쑥 자라는 파랑은
파랑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는다


- 최연수, 시 '중독자'


일에 열중하면 그것만 보입니다.
어디에 중독이 될 정도로 열정을 쏟아본 사람만이 그 감정을 압니다.
어느 날, 용접가면을 쓴 채 용접을 하는 분을 보았습니다.
불꽃이 튈까 돌아가면서, 그 파랑이 피해가는 파랑이 아니라
희망의 파랑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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