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서 편하게 살고 싶으면
GT 소설가  
 
재테크에 열중인 30대 젊은이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돈을 모으려 하는가?”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노후에 좀 편하게 살려고요.”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럼 노후에 무슨 일을 하면서 편하게 살 건데?”그 젊은이는 말하기를 “딱히 무엇을 할 건지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어려운 일이 네 가지 있다고 한다 그 첫 번째는 고생스러운 것이고 두 번째는 남에게 냉대 받는 것이다 세 번째는 고민스러운 것이나 세 가지보다 더 괴로운 것은 노년에 한가로운 것이다 요즘 노후준비는 나이가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는다 각종 재테크에서 노후연금까지 그 방법도 여러 가지 많든 적든 노후준비를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아는 방법은 모임에 가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돈에 대해 말 한마디라도 자신이 있는 사람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된 사람이고, 한쪽에서 조용히 있는 사람은 별다른 준비가 없는 사람이다. 흔히 재테크가 노후준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노년에 돈 걱정 안 해도 되니 그것도 가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노후준비는 재테크만으로는 부족하다 일본에서 목각의 대가(大家)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10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사람들이 사후에 그의 작업장으로 가보고는 모두들 깜짝 놀랐다 앞으로 30년은 충분히 작업할 수 있는 양의 나무가 창고에 가득 쌓여 있었다. 모두들 107세 노인에게 30년의 작업량이 왜 필요했는지 의아해 했다. 하지만 대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창고에 있는 나무를 보고 “30년은 더 장인으로서 살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을 갖지 않았을까 그에게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하루하루 할 일이 있었으니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행복했을 것이다.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며 하나하나 준비했다고 할 수 있다 재(財)테크가 재물을 모으는 것이라면 노(老)테크는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노(老)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열정이다 만약 장인(丈人)에게 열정이 없었다면 그저 평범한 노인에 불과했을 것이고, 반대로 열정이 있다면 107세라도 여전히 장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에도 그 열정을 놓지 않았으니 그 목각 장인의 마음은 청춘이었을 것이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70,80살의 노인에게도 열정이 있다면 마음은 청춘이라는 얘기다. 흔히 은퇴 후 30년의 시기를 핫 에이지 (Hot Age)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열정을 가지고 또 다른 인생을 사는 시기라는 말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열정이 사라지고 할 일이 없어지면 그때부터 늙기 시작한다 마음이 가장 먼저 늙는다 한 생명보험은 은퇴를 앞둔 전국 40~50대 남녀 500명에게 "자녀에게 남길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삶에 대한 가치관'이 81.2%를 차지했다 의외로 재산에 대한 답은 별로 없었다 우리나라 40~50대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리고 물질보다는 삶의 가치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재물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더 많아질 수도, 금방 없어질 수도 있다. 또 없어졌다고 해서 모두 탕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고픈 일에 쓰는 것은 모으는 것보다 인생을 더 잘 사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이 70세의 노인이 골프 회원권을 구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말에 남들은 “앞으로 골프를 치면 얼마나 치겠다고 회원권을 사는지.”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여생지락(餘生之樂)을 몰라서 하는 말 공자는 즐기는 자가 최고라고 했고 키케로는 젊은이 같은 노인을 만나면 즐겁다고 했다 재물이 아무리 많아도 인생을 즐기지 못하면 그것은 웰빙(Well-being)이라고 할 수 없다 은퇴가 곧 인생 끝이 아니고, 은퇴 후에도 또 다른 인생이 있음을 안다면 재테크 못지않게 노(老)테크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핫 에이지(Hot Age)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것이다.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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