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설날
AD 함흥  


또 설날




그믐 밤을 지나
초하루 날
하늘 한 모퉁이가 또 부서져 내린다
한 생애의 하늘 끝에
한 뼘 남은 노을
바싹 마른 풀잎처럼
삭아 내리던 뼈마디 마디
아비와 어미가
비껴가시지 못한 세월

녹슨 함석지붕
부식된 세월이 부서지는
오늘 설날
푸석한 하늘이
용광로 속 쇳물처럼 붉게 흐르네
 
          네이트온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