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평 방에 16명' 숨막히는 과밀수용…안양교도소 체험해보니[르포]
AD 함흥  
관련링크 : https://www.youtube.com/shorts/x9_lunJeC1Q?feature=share [4]
관련링크 : https://www.youtube.com/shorts/e4fzVCcqvXk?feature=share [5]
'7평 방에 16명' 숨막히는 과밀수용…안양교도소 체험해보니[르포]
입력
기사원문

전국 수용률 126% '상시 초과수용'…징벌 60% 급증, 갈등 구조 고착
"이대로는 교정교화 불가능"…노후시설·인력부족 겹친 '한계 상황'
지난 4월 15일 법무부 기자단이 안양구치소 내 수용자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본지 기자도 화장실 앞 자리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법무부
지난 4월 15일 법무부 기자단이 안양구치소 내 수용자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본지 기자도 화장실 앞 자리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법무부


[파이낸셜뉴스]문이 닫히자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답답함이 밀려왔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옆 사람과 부딪힐 수밖에 없는 공간. 법무부 기자단이 15일 찾은 안양교도소 수용거실은 '과밀'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체감하게 했다.

이날 체험은 입소 절차부터 시작됐다. 휴대전화와 소지품을 모두 반납하고 신체검사를 거친 뒤 수용복을 지급받았다. 이름 대신 수형번호가 부여되고 개인 물품은 최소한만 남는다. 한순간에 '사회인'에서 '수용자'로 바뀌는 과정이었다.

교도소 실내에 들어서자 눅눅한 냄새가 먼저 밀려왔다. 천장에는 배선과 온수관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벽지는 곳곳이 뜯어져 있었다. 정신질환 수용자가 반복적으로 훼손한 흔적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안양교도소는 1912년 경성감옥에서 시작해 1963년 현 위치로 이전한 60년 이상 된 시설이다. 전체 89개 동 중 34개 동이 보수보강이 필요한 C등급으로 분류될 정도로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다.

방 안에는 선풍기 2대와 사물함이 놓여 있었지만 공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약 7.5평의 방에 수형복을 입은 기자 16명과 교도관 2명이 함께했다. 실제로는 평균 15~16명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1인당 공간은 이불을 펼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해,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로 이동할 때마다 동선이 겹쳤다. 수용자 간 거리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였다. 이곳 수용정원은 1700명이지만 실제 수용 인원은 지난 17일 기준 2284명으로, 수용률은 134.4%에 이른다.

안양교도소의 수용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왼쪽)과 수용동 내부 복도. 천장에는 다수의 관들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법무부
안양교도소의 수용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왼쪽)과 수용동 내부 복도. 천장에는 다수의 관들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법무부

화장실도 같은 공간 안에 있었다. 화장실 앞자리는 통상 막내 수용자의 몫이고, 식사 후에는 이곳에서 식기를 씻어야 했다. 실제 식사를 마치고 기자가 설거지를 하던 중 물이 끊겨 밖에서 물을 다시 받아와야 했다. 기본적인 위생조차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식사는 벽에 설치된 반입구를 통해 플라스틱 통 '탕반기'에 담겨 전달됐다. 흰밥에 된장찌개, 순대볶음, 깍두기, 채소쌈으로 구성된 식단이었다. 한 번에 수천 명분을 조리하다 보니 밥이 쉽게 굳어 '떡밥'처럼 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평소 수용자들은 방 안에서 2~3명이 돌아가며 설거지를 맡는다.

수용자 간 질서도 엄격했다. 자리 지정제와 죄목에 따른 명찰 색 구분, '스티커'로 불리는 규율위반 카드가 운영됐다. 허락없는 거실 내 운동 등 규칙을 세 번 위반하면 조사수용실로 이동하는 구조다.

조사수용실은 징벌이나 관리 목적으로 수용자를 격리하는 공간으로, 소위 독방으로 불린다. 약 1.3평 남짓한 방에는 작은 박스와 화장실이 함께 있었다. 이곳의 규율은 더욱 엄격하다. 낮에는 눕거나 자지 못한다. 운동도 못하고 근무자 지시에 절대 순응해야만 제때 이 방을 나설 수 있다. 성인 두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에서 수용자는 편지를 쓰거나 벽에 낙서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벽면에는 출소일 계산, 노래 가사, 수용실 '후기', 식단표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안양교도소의 조사징벌실. 성인 남성 2명이 누우면 꽉 차는 크기의 방으로 화장실 내부에는 오랜 기간 습기로 곰팡이 등이 피어있다. 법무부
안양교도소의 조사징벌실. 성인 남성 2명이 누우면 꽉 차는 크기의 방으로 화장실 내부에는 오랜 기간 습기로 곰팡이 등이 피어있다. 법무부

과밀수용의 부담은 교도관들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된다. 안양교도소 보안과 직원은 총 266명으로, 이 중 일일 야간 근무조는 약 33명 수준이다. 이들이 한 번에 관리하는 수용자만 2000명이 넘는다. 주간 근무자 역시 1인당 최소 50~100명을 담당하는 구조다.

현장을 찾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004년 국정조사 때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 정도로 과밀한 상태에서는 교정교화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고 사실상 한계 상황"이라고 말했다.

16년차 교도관은 "교정은 사법의 마지막 단계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다"며 "현장의 현실을 더 많이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과밀수용은 특정 교정시설만의 문제가 아니다. 4월 17일 기준 전국 교정시설 수용정원은 5만614명이지만 실제 수용 인원은 6만3842명으로, 수용률은 126.1%에 이른다. 여성 수용시설의 경우 137%로 더 높은 수준이다. 교정시설은 이미 '상시 초과수용' 상태에 놓여 있다.

이 같은 과밀은 수용자 간 갈등으로 직결된다. 수용자 간 마찰로 인한 수용자 징벌 건수는 계속 늘어 지난 2021년 2만1640건에서 지난해 3만4510건으로 60.8% 금증하기도 했다. 좁은 공간에서 반복되는 접촉이 다툼과 처벌로 이어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이트온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