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오후 3시부터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실에서 20여명의 탈북단체장들(총 40여개 단체들이 망라되어 연합체로 출범한 탈북단체총연합회,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 탈북인대표자협의회 대표자들도 참석)의 협의회가 진행됐다. 원래는 총회를 열어 홍순경 씨의 북한민주화위원회의 연합체 붕괴책임을 추궁하고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지만 예우 차원에서 협의회는 홍순경 씨의 용단을 요구하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협의회 측에서는 탈북단체장들이 대부분 참석한 반면, 북한민주화위원회는 홍순경 씨 외 서재평 이사만 참석하여 현 북한민주화위원회의 조직력과 이사회 결속력이 어느 수준인가를 잘 보여주었다. 방송 출연 때문에 회의 시작 30분 늦게 도착한 김흥광(현 북한민주화위원회 이사) NK지식인연대 대표도 그 동안 이사회가 비정상적으로 이어져온데 대해 지적하며 탈북사회의 단합과 발전을 위해 그동안 홍순경 씨에게 명예퇴임을 요구했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전권대표로 추천된 한창권 회장이 홍순경 씨에게 북한민주화위원회 현황에 대해 질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쳐 위원장으로 추천됐고, 2년이 더 연임됐는가? 북한민주화위원회 9인 부위원장들 중 7인이 공동사퇴로 압박했는데도 자기에게 우호적인 인물들로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하면서까지 그 결과를 총회에서 관철시켰다. 그 총회는 적법한 절차로 진행됐나? 북한민주화위원회가 연합체인가? 개별적 단체인가? 북한민주화위원회 재정지원을 어디서 얼마나 받으며 그 예산공개를 한 적이 있는가?
이에 대해 홍순경 씨는 자기는 북한민주화위원회 이사회에서 추천됐고, 연임됐으며, 그 이사회 구성원들도 같은 방법으로 선출된 사람들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어 홍순경 씨는 북한민주화위원회는 연합체가 아니라 개별적 사단법인일 뿐이라고 말해 단체장들의 공분을 샀다. 황장엽 선생이 연합체로 만든 북한민주화위원회를 이제 와선 제 멋대로 개별적 단체라고 하느냐고 항의하자 서재평 사무국장에게 발언을 위임한 후,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서재평 사무국장은 홍순경 위원장의 거취문제는 북한민주화위원회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단체장들이 이렇게 모여 개혁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했다. 단체장들은 "북한민주화위원회는 황장엽선생이 생전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위원장으로 계셨던 탈북사회 전체의 유산이지 '홍순경위원회'가 아니라며, 그런 상징성을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의 권한은 모든 탈북단체장들에게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서는 서재평 사무국장도 황장엽 선생께서 연합체로 출범시킨 북한민주화위원회라는데 대해 인정했다.
김흥광 대표와의 개별적 만남 끝에 다시 협의회에 모습을 드러낸 홍순경 씨는 "국민대통합위원회 대표로서의 역할을 하자면 현재 위원장 직함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니 내년 4월까지 남은 임기를 다 채우겠다. 이 자리에서 약속하는데 그때엔 더는 위원장 선거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단체장들은 '국민대통합위' 대표는 탈북사회 소통의 대표가 되어야 하는데 조명철 의원이 무슨 권한으로 단독결심으로 추천했냐면서 거듭 명예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단체장들은 황장엽 선생의 공개된 자필유서에는 '홍순경'이란 이름조차 거론되지도 않았다며 이사회 구성도 불법적이라고 지적했다. 홍순경 씨가 추천한 한국출신 이사들과 서재평 씨와 같이 검증도, 자격도 없는 인물을 송년에 모인 탈북자들 앞에서 일방적으로 낭독하는 식으로 이사회를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그런 불법적인 총회방식으로 임명한 이사회에 의존하는 위원장의 고집은 결코 고집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협의회 참석자들은 홍순경 씨가 명예퇴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상실했다며 단체장들의 연대성명으로 된 공문서를 통일부와 국민대통합위원회를 항의방문하여 전달하고, 다음 주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단체장 및 회원들이 참석한 전체총회를 열어 홍순경 씨의 해임을 결정하기로 했다. 끝으로 단체장들은 2만 5천명의 탈북자 시대를 맞아 이제는 탈북사회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홍순경 씨와 같은 무능한 독단주의를 용인할 수도, 또 허용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번 협의회 전권대표로 추천된 한창권 회장은 "거의 모든 탈북단체장들이 동의하고, 황장엽선생께서 생전에 자필로 임명하셨던 북한민주화위원회 상무회의 고영환 의장도 북한민주화위원회 개혁을 적극 지지하는 것만큼 홍순경 씨의 개별적 고집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 위원장 명분은 이미 다 잃었다. 위원회 자체 구성원들의 조직도도 1년 넘게 공개 못하는 그런 식물단체를 만든 책임에 대해 본인도 잘 알고 있으면서 고집 쓰는 것이 더 문제 있다. 그 동안 북한민주화위원회 현 이사들과 감사까지 나서 근 3개월 넘게 홍순경 위원장의 명예퇴임을 권유했고, 홍순경 위원장 본인도 충분히 고려해보겠다는 말을 번복해왔다."고 했다.
탈북단체장들은 조명철 의원이 독단으로 추천한 홍순경 씨의 국민대통합위 대표자격을 무효화하는 한편 위원장직에서 해임시키고, 다음 주 총회에서 탈북단체장들이 임명 추천한 진정한 탈북자 대표를 국민대통합위원회에 수정 제의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북한민주화위원회 총회 회원들을 포함한 단체장 및 회원총회를 다음 주 가까운 시일 내에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