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북한이탈주민정책참여연대 공동대표 한창권입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하 지원재단)개혁과 관련한 여러 탈북단체장들과 많은 탈북자들 또한 관심 있는 분들의 요청과 그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려는 목적에서 이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제 탈북자동지회 사무실에서 탈북단체장 T/F팀(이하 협상팀) 위주의 단체장들 긴급모임이 있었습니다. 며칠 전 지원재단으로부터 협상팀을 초청해 사업설명을 하겠다는 연락이 왔기에 그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지원재단은 지난 6월 18일 협상팀과의 2차면담 후 1주일 안으로 남북하나재단이라는 별칭을 계속 쓰나 마냐 하는 입장을 확실히 밝히라는 협상팀의 요구에 답하겠다는 약속을 하였으나 한 달이 돼오는 지난 17일에야 지원재단의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물론 지원재단에 사정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국회상임위원회가 조직되어 지원재단이 신임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회에 사업보고를 해야 함으로 그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기에 저희 협상팀도 기다려달라는 지원재단의 요구를 들어줬던 것입니다.
그러나 뒤늦게 돌아온 지원재단의 대답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탈북인들의 정체성을 무시하고 저들끼리 지은 남북하나재단이라는 별칭사용을 중지하라는 탈북단체장들의 의견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위에서 말씀드린 협상팀만을 초청해 사업설명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동문서답이라 하겠습니다. 이 뜻에는 참석한 단체장 모두가 같은 의견을 공유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참석한 단체장들 모두가 진지한 논의 끝에 앞으로의 대응책을 합의하고 모임을 마쳤습니다.
토의된 대응책은 탈북자동지회 싸이트 공지사항을 참고하면 될 것입니다. 다만 저는 앞으로 지원재단개혁은 전략과 전술을 잘 세워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지원재단 행태는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정부산하 공공기관으로서 고객인 탈북자들과 단체들에게 실망을 주기에 충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250억원 예산을 받아 비대해진 지원재단은 직원들의 월급과 비싼 사무실운영경비, 예산낭비의 표본이라 지적받는 100명 가까운 상담사월급 등 형평성, 적법성, 실효성, 효율성이 의심되는 각종 사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을 재검토해 예산낭비를 막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사업설명회를 하라는 요구에 이 구실, 저 구실 대면서 수년 동안 하지 않는다는 것은 탈북자사회에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것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지원재단은 탈북자정착지원업무를 맡은 정부산하 공공기관입니다. 탈북자정착지원과 관련해 많은 탈북자들과 탈북단체들의 지원재단에 대한 불신과 의견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실권자인 지원재단 이사장 자신은 각종 강연, TV출현, 기부금품 또는 후원금 모집과 그 무슨 현장방문 등에 나다니면서 실권 없는 밑에 직원들을 내세워 협상팀과 협상하게 하는 비정상적 언행을 반년가까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나니 탈북단체들속에서는 지원재단이 정부산하 공공기관인지 이사장의 사기업인지 모르겠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일반 상식으로 사조직에서 사장은 자신은 뒤에서 앞에는 소위 실권 없는 바지들만 내세우고 조직을 장악하고 활동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지원재단이 하는 행태가 실권 없는 사람들이 나서 반년가까이 탈북단체장들과 협상한다는 흉내만 내다다니 해결되는 문제는 거의 없는 것입니다. 이사장의 눈치나 보고 이사장 결론만 기다리다보니 시간만 흐르고 감정대립만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전략전술을 잘 세우고 합당한 대응책을 빨리 찾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단체장들과의 면담은 회피하면서 실권 없는 직원들만 내세워 협상하게 하는 지원재단이사장의 책임을 물어 퇴진을 요구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피 튀기는 생사를 넘나드는 전장에서 장수가 앞장서 솔선수범을 보이면 부하들이 용기와 신심을 가지고 싸울때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다는 것은 세간에 잘 알려진 손자병법 중 하나입니다. 자신감 상실이나 능력이 안 되면 당신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순리적 방법이지만 당사자가 자리에 미련을 갖고 제 분수를 모른다면 깨우칠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또 다른 하나의 전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례로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도려내려면 어떤 도구를 쓰는 것이 가장 쉽겠습니까? 도구를 사용할 재료의 질이 잘 찢어지는 강도가 매우 낮은 종이인데 거기에 망치나 도끼를 사용한다면 종이는 다 찢어지고 말 것입니다. 종이라는 재질에 그려진 그림을 도려내자면 적어도 칼이나 제일 좋기는 가위로 그림을 베어내는 것이 가장 손쉽고 유익한 방법일 것입니다. 반대로 바위나 돌을 다듬어 원하는 모양이나 형태를 만들자면 종이 자르는데 쉬웠던 칼이나 가위보다 망치나 도끼나 적당할 것입니다. 소 잡을 때 쓰는 칼을 토끼 잡는데 쓰거나 토끼 잡는 칼을 소 잡는데 쓰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지원재단 개혁방법에 이런 상반되는 속담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말라!’ 반대로 ‘10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있는가?’ 우리는 이런 자연적 또는 물리적 이치 그리고 고사성어에서 지혜를 찾아 궁극적으로 지원재단 개혁을 위한 전략과 전술을 잘 세워야 승리할 것입니다. 이젠 우리가 기필코 달성해야 할 지원재단개혁과 관련된 활동명분은 충분히 갖춰졌다고 생각합니다. 탈북자들을 들러리 세우고 지원받는 수백억원의 국가보조금을 탈북자들의 정착에 실질적으로 필요한곳에 쓰이도록 하는 것은 평화적인 통일 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명분이 섰다고 하는 것은 지원재단의 이사장이나 임직원들이 새로 부임 된지가 반년도 훨씬 지났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그들의 언행을 통해 지원재단 예산집행과 운영에 대한 그들이 갖고 있는 옳지 못한 사고와 입장을 충분히 인지했다고 생각합니다. 세살 때 버릇 여든살 간다는 말이 있지요. 북한의 ‘서울 간 당나귀 발뒤축 보면 안다’는 속담을 잘 새겨보면 이젠 답은 나왔다고 생각됩니다. 이 답을 탈북자들과 단체들이 공유해 지원재단 개혁을 위한 전략전술에 잘 활용한다면 지피지기 백전백승 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