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문가, "북한 정권, 존립 위해 핵무기 사용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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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정권의 존립이 위태롭다고 판단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전문가들의 토론 내용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문가들과 정부 당국자들이 모여 두 나라가 직면한 핵 위협과 통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회의 내용이 공개됐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전했다.

지난 6월26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중 간 비확산과 핵 안보 협력 강화'를 주제로 열린 이 회의에는 양측에서 총 23 명이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산하 퍼시픽 포럼의 랄프 코사 소장과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토비 달튼 부국장 등 전문가 11 명이 참석했으며 국무부, 에너지부의 당국자 3 명이 참관했다.

중국 측에서는 사회과학원의 팡지셰 연구원과 주펑 베이징대 교수 등 전문가 9 명이 참석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미국이 북한 정권의 교체를 시도한다고 판단할 경우 북한은 이에 대응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참석자는 “미국이 북한 정권을 위협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북한에 알리는 것이 도전과제”라며 “중국이 이런 내용을 북한에 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미국 참석자들은 미국이 북한과 제한된 전쟁을 벌인다는 각본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더라도 반드시 미국의 대규모 군사적 대응이 촉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북한에 대한 억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며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북한 핵 문제 해결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중국 측 참석자들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며,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실수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몇 달 간 중국이 북한을 자제시키기 위해 활발히 움직였으며, 이에 대해 북한이 화를 낼 지경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 참석자들은 이같은 설명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만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물었다. 그러나 중국 측 참석자들은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은 채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력하는 것으로 비쳐지길 꺼린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생각하는 핵 위협의 우선순위도 달랐다.

미국 측 참석자들은 파키스탄이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을 제기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당국의 장악력이 약한데다 테러분자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이란과 북한이 미국에 위협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의 경우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미국 본토까지 쏠 수 있는 능력을 곧 갖출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중국 측 참석자들은 북한의 핵 위협을 가장 우려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할 전망도 없고, 김정은이 모험을 감행해 한반도에 핵 위기를 일으키거나 북한 정권이 붕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 이란, 파키스탄 외에 일본이 앞으로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크게 우려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이미 핵물질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특히 군사력을 확대하고 있는 아베 신조 정부가 핵무장을 결정할 수도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국 참석자들은 미국과 중국이 핵 안보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협력이 앞으로 양국 관계를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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