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가 자서전의 일부 오류를 인정한 데 대해, 북한이 이를 악용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개선 노력을 비난하고 나섰다.
탈북자 신동혁 씨가 자신의 북한 정치범 수용소 체험을 담은 자서전 ‘14호 수용소 탈출’의 일부 내용을 오류라고 시인한 데 대해 한국 정부는 북한이 이를 선전 수단으로 악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전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20일 해당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신 씨가 오류라고 인정한 부분은 북한인권 실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과 대응의 큰 흐름을 해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만 보더라도 80여 명의 증언과 240여 명의 비공개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북한이 이들의 증언을 모두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터무니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신 씨가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인권 참상을 상징하는 인물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신 씨가 오류라고 인정한 부분에 대해선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반영된 신 씨의 증언 내용을 다시 검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탈북자 사회는 신 씨의 오류 인정을 안타까워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탈북자들의 정치적 증언들을 한국 내에서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검증 없이 활용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이는 북한인권 개선 노력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0일 개인 필명의 글에서 신 씨의 반공화국 모략선전이 모두 거짓이며 상전들의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증언에 기초해 조작된 북한인권 관련 문서들이 전면 무효화 되고 인권사무소 설치 등의 모든 소동들도 중지돼야 한다고 한꺼번에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신 씨는 유엔과 미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등 그동안 대표적인 북한인권 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유엔에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설치되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 씨는 당초 자서전에서 13살 때 고문을 당했다고 기술했지만 20살 때 일이었고 삶의 대부분을 보낸 곳도 책에 적혀 있는 14호 정치범 수용소가 아니었다고 일부 오류를 최근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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