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김정은 군대 밤에는 박근혜 군대
AD 함흥  

 

동계훈련에 진입한 북한군인들 (자료사진)이미지
▲ 동계훈련에 진입한 북한군인들 (자료사진)
최근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많은 주민들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 북한 주민과 직접 통화를 한 결과, 현재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젊은 지도자가 들어서면서 더욱 힘들어졌다는 말이 새어나오고 있다. 특히 김정일 때 보다 더 살벌해 진 것이 군인들로 인한 피해라고 토로한다.

1995년 1월 1일 평양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여성 중대를 김정일이 시찰하면서 '군대를 믿고 조국통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선군정치 노선'을 밝혔다. '선군정치'는 군대가 보든 것에 앞장서서 '조국 보위도 사회주의 건설도 우리가 다 맡자'는 총대 중시 사상이다.

김정일의 선군 정치 노선 덕에 당시 군인들에 대한 대우가 상당히 높아졌고, 어딜 가나 '군대가 우선'이라는 편견과 함께 군인들로 인한 범죄가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2013년 탈북해 현재 남한에 정착하고 있는 박영란 씨는 "김일성 정권 때는 늦은 밤길에 혼자 퇴근 길에 오르다가 인민군대를 보면 가슴의 온화를 느끼면서 친근하게 다가갔었다. 하지만 김정일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군대가 마적단으로 변해 멀리서도 군인만 보면 가던 길도 돌아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는 하루 밤 자다 깨면 앞 동네, 다음 날은 옆 동네가 군대 습격을 받고 농장의 식량 창고가 털리는 사건이 비일비재 했다. 제일 무서운 것은 군인들에게 당하는 강간과 폭력이다. 한번은 같이 일하는 언니가 퇴근길에 오르다가 군인 3명에게 강간을 당했는데, 충격적인 것은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도 바라만 볼 뿐 도움을 주지는 않았다. 나중에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인 언니는 부모와 함께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타 지방으로 이사를 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군인들에 의해서 제일 많이 일어나는 것이 도난 사고인데, 일반 가정집들은 도적이 아니라 군인들로부터 도난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실정이다. 또, 북한에서는 자전거가 군인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가축을 도둑질 하는 것보다 자전거가 더 편하기 때문이다. 달아나기도 편하고 돈으로 환전하기도 쉽다. 북한 주민들은 자전거를 두고 '인민 군대 지원품'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저들의 억울한 심정을 담아 '군민 아리랑'을 개사해 부른다"고 증언했다.

군민 아리랑

군대는 인민 위해 목숨도 바치여 가고
인민은 군대 위해 만 가지 정성 다하네

실제로 군민 아리랑의 원곡 가사를 보면 군대와 주민 간에 친근한 우정을 나누며 일심동체라는 의미를 시사하지만, 실제로는 현실 상황에 맞게 이렇게 개사 한다.

군대는 인민들의 자전거도 빼앗아 가고
인민은 군대 피해 가던 길도 돌아 간다오

2012년에 7월 북한을 탈출한 군인 출신 이원국 씨는 "군대 식량 사정은 그야 말로 최악이다. 영양 부족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군인들이 태반이다. 그렇다고 훈련이나 노동 강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도 자고 깨나면 옆에서 자던 군인이 죽어가는 것은 별로 놀랄만한 일이 아닌 일상으로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살아서 고향으로 가기 위한 나름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주민들을 약탈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북한 군대는 낮에는 인민군들이 말하는 '박근혜 군대', 즉 괴뢰군을 적으로 두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하지만 정작 밤에는 가까운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전에 들어가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그러한 군인들을 가르켜 '남한 괴뢰군 보다 더 무섭다'고 하면서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결국 북한 인민군들은 낮에는 김정은을 수호하는 '김정은 군대'지만, 밤에는 오히려 북측에서 주장하는 박근혜 군대(괴뢰군)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트온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