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불법입국 혐의로 체포해 억류한 미국의 한인 대학생 주원문 씨가 미국 CNN 방송과 평양 고려호텔에서 인터뷰했다. |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불법 입국하다 지난달 22일 북한 당국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대학생 주원문 씨가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북한 불법 입국 배경 등에 대해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전했다.
미국 영주권자로 뉴욕대학에 재학 중인 주 씨는 4일 평양의 고려호텔에서 가진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북한 불법 입국으로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수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주 씨는 `멋진 일'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평범한 대학생이 북한에 불법 입국하고도 당국의 선처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주 씨는 지난 2월부터 줄곧 북한 입국을 생각했다며, 중국 단둥에서 철조망을 두 번 넘어 북한으로 들어간 뒤 농장을 지나 강이 나올 때까지 걷다가 북한 군 병사에게 체포됐다며 "붙잡히고 싶었다"고 밝혔다.
주 씨를 인터뷰 한 `CNN 방송' 기자는 지난 2일 북한 당국에 주 씨와의 인터뷰를 요청했다며, 4일 만난 주 씨는 불안한 기색 없이 웃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불법입국한 한국 국민에게 형이 확정되기도 전에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허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주 씨는 `CNN'에, 텔레비전과 라디오, 인터넷은 없지만 침대 3개에 욕실이 딸린 거처에서 지내고 있으며, 외부와의 전화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와 사랑하는 이들이 많이 걱정하는 것을 알지만, 북한인들이 최고의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주 씨는 자신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또 언제 가족이나 외부와의 연락이 허용될지에 대해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3일 북한이 한국 정부나 가족들에게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한국 국민을 억류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내면서 주 씨를 조속히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은 주 씨가 송환되기 전까지 국제규범에 따라 신변안전을 보장하고, 최소한의 기본 절차인 가족과 변호인의 접견이 이뤄지도록 적극 협조하라고 북한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