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 복무는 병종에 따라 10년~13년이다. 2년도 안 되는 남한의 군 복무 연한에 비해 거의 6배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 군인들속에는 '영양실조'로 사망한 병사들이 늘어났다.
2016년 북한군 내부 상황은 종전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사망자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남한정착 2년 차 탈북민 정 씨는 "지금은 돈만 있으면 군복무지역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예전에는 군사동원부에서 제정한 구역에서 군 복무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신병훈련을 마치고 군단이나 여단 간부 부에 돈만 찔러주면 원하는 구역에서 군 복무를 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식의 입대는 간부가 되기 위한 준비단계다. 그들은 입대 전부터 군사 동원부(입대자들을 모집하는 곳) 간부 부와 내통하여 뇌물 공세를 펼친다. 결국 가정환경이 부유한 부잣집 자녀들은 집과 가까운 부대로 배치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뇌물을 주고 집 인근에서 군 복무를 하는 그들에게 군사복무는 출퇴근시간이 제정되지 않는 직장이다. 어떤 군인들은 밤에 병영 담을 넘어 집에 갔다가 새벽에 들어오는 사례도 종종 있다. 같은 병실에 사는 군인들을 매일같이 집으로 드나들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들을 부럽거나 질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전했다.
군 복무지 주변에 집을 둔 군인들이 늘어날수록 부대 영양실조 환자도 그만큼 줄어든다. 한 주일이 멀다 하게 집으로 드나들면서 충분한 영양보충을 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고향을 먼 곳에 둔 병사들은 그들대로 인근 가옥을 도적질하여 영양을 보충한다.
반면 같은 부대에 복무해도 결핵이나 영양실조로 인해 오랜 기간 앓고 있는 병사들도 있다. 대부분 입대 초기 신입 병사들로 고향이 멀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가정환경이 열약한 출신으로 입대전부터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 처음에는 부대에서 나오는 약을 먹다가 차도가 없으면 격리병동에 이송된다.
결핵이나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을 군의 소에서 진단을 받은 뒤 자택치료를 신청한다. 군 지휘부는 그들의 자택치료를 승인하고 고향으로 보내준다. 부대에서 사망자가 늘면 지휘부도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
고향으로 돌아온 군인들은 병이 완쾌되어도 부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해당 병원과 사업하여 가짜 진단서를 부대에 제출한 뒤 강점제대(병으로 인한 제대)를 요구한다. 치료를 목적으로 고향에 왔지만, 부대로 복귀하는 군인은 거의 없다. 자택치료를 요구할 때 벌써 부대와의 영원한 작별을 결심한 것이다.
또 다른 탈북민 온성 출신 최 씨는 "자택치료를 목적으로 부대에 돌아오지 않은 군인들이 늘자 군 당국은 경무부(군인들만 단속하는 부대)를 동원하여 이들을 부대에 복귀시킬 데 대한 명령을 내렸다. 해당 지역 경무 원들은 군 지휘부의 명령에 따라 자택치료자들을 찾아내어 경무부에 집합시킨다."고 증언했다. "그런데 군인들을 단속해야 할 임무를 수행하는 경무부도 뇌물을 받고 상부에 거짓 보고를 한다. 그들은 자택치료군인 가족들에게 뇌물을 받고 집으로 돌려보낸다. 마당을 나서는 군인에게 경무 원은 '상부에서 연락이 오면 병이 심하다고 답해라,'고 당부한다. 오늘날 북한군인들 속에 영양실조 환자가 줄어든 것은 자택근무와 자택치료자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