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한 정권붕괴 주장에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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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예측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발언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정권이 민중 봉기를 통해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내 민중 봉기로 인해 김정은 정권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방송이 전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태 전 공사의 이런 발언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나타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해당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태 전 공사의 주장은 외교관의 지식에 근거한 ‘중요한 논평’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 북한 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자신의 견해가 제한된 정보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전제 하에, “북한 정부가 작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민간 시장이 기능을 하고 있고, 주민들이식량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김정은이 공장 등 국가 시설들을 시찰하고 있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루고 있는 점도 북한 정권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북한 수뇌부를 연구해온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도 민중 봉기를 통한 정권 붕괴를 예견한 태 전 공사의 주장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국내총생산 GDP 등 수치는 떨어지지 않고 있고, 현재 북한의 상태는 1990년대 대 기근, 즉 ‘고난의 행군’ 때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북한 내 대규모 감시 시스템 때문에 민중 봉기로 이어질 수 있는 정보가 일반 주민들에게 유포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고스 국장은 “김정은 정권이 붕괴된다면, 이는 최고위층 내부의 불안정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일부 전문가들은 태 전 공사의 주장에 의견을 같이 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태 전 공사의 발언이 북한 주민들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환멸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환멸은 주민들이 김정은이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보다 더 낫지 않다는 인식에서 시작됐으며, 이는 단순히 김정은이 주민들을 억압할 뿐아니라, 외부 정보 유입을 허용하지 않고, 필요한 경제개혁 조치를 단행하지 않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에 대한 실망감이 늘어나고 있다는 최근 탈북자들의 발언에 주목했다.

베넷 연구원은 이런 실망감이 민중 봉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전체적으로 북한 정권에 불안정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그러면서 그 한 예로 북-중 관계에 이상조짐이 보인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8차례나 만났지만, 김정은은 아직 단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김정은은 기이하고, 또 (자신을) 강하게 보이도록 하는 행동에 집착하고 있다고 베넷 연구원은 분석했다.

베넷 연구원은 “이런 모든 것들이 김정은게 약점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만 우리가 그 약점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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