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응원단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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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단이 아닌 북에서 파견한 '정치공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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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뉴포커스DB)
북한은 7일 성명을 통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전에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등에 응원단을 파견하여 우리에게 북한의 응원단은 낯설지 않은 존재이다.
 
'남남북녀'를 실감하게 하는 곱상한 외모에 조직적이고 독특한 응원 방식과 구호 등으로 항상 매스컴과 국민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었다. 심지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파견된 응원단 조명애씨는 단아하면서도 서구적인 외모로 인기가수 이효리씨와 함께 CF를 찍는 등 소위 '조명애 신드롬'까지 불러일으켰다.
 
북한이 단순히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그 많은 인원을 동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숨겨진 의도를 갖고 응원단을 파견하는 것일까?
 
북한의 예술대학에서 응원단 선발과 관련한 업무를 관장한 탈북자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북한응원단의 선발과정, 선발 후 훈련 그리고 남한으로 파견된 후의 활동들을 재구성하여 북한응원단의 실체를 알아보도록 하고자 한다.
 
북한응원단의 선발기준은 남한의 미스코리아 선발기준과는 견주지도 못할 만큼 까다롭다. 선발기준으로 첫째, 정치적 토대(집안환경)가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본다. 그 집안 가문에 친일, 특히 월남 기록과 중국으로 넘어가서 사는 친척들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이는 남한으로 파견되는 만큼 해당 집안의 가문을 통해 변절에 대한 가능성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둘째, 외모가 당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본다. 제일 중요한 것은 키가 160cm이상(이 정도의 키는 북한에서는 상당히 큰 키로 여겨진다)이 되어야 하며 그 다음으로 얼굴을 본다. 북한응원단 외모의 기준은 북한의 미인형보다는 남한에서의 미인형에 맞추어 선발한다.
 
셋째, 평상시의 당에 대한 충실성이다. 북한에서는 모심사업에 얼마나 참가하고 활동했는지가 당에 대한 충실성을 평가하는 지표가 된다. 모심사업이라고 하면 각 기업소나 대학에 있는 김씨 일가 혁명사적관, 전적관, 연구소 등에 가서 사상공부를 하고 김일성과 김정일의 반신상 등의 동상을 닦고 관리하는 등의 전반을 일컫는다.
 
이처럼 까다로운 기준을 토대로 우선 각 예술대학(북한의 예술대학은 각각 9개 도에 있다)에서 선발을 하게 된다. 1차적으로 예술대학에서 응원단을 선발하는 이유는 당이 제시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인원들이 가장 많은 곳이 예술대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술대학에서 기준에 전부 부합하는 인원을 선발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래서 나머지 부족인원에 대하여 사범대학에서 선발을 한다.
 
예술대학교와 사범대학교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된 인원들은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에서 실시하는 최종심사를 거쳐 응원단으로 선발되게 된다. 2002년의 경우 대남비서 김용순이가 통전부 간부들과 함께 직접 인물심사 및 면접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선발된 인원들은 고된 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 훈련은 최소 3~6개월 전부터 진행되며 기숙사생활을 하게 된다. 훈련방식은 오전에는 응원구호나 노래, 율동 등의 훈련을 받는다. 이전에 북한응원단이 와서 조직적으로 응원하는 것을 보고 매스컴에서는 감탄을 금치 못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후훈련에는 참고자료교제를 통해 정치사상훈련을 받는다. 참고자료 내용은 북한체제를 올바르게 선전하는 법, 김씨 일가와 당에 대한 남한의 긍정적 여론 조성하는 법, 적국(남한을 주적으로 지정)의 기자나 일반인들에게 갑작스럽게 질문을 받았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모범답안들과 그들을 대하는 매너 그리고 남한에 있는 동안 생활할 때의 행동강령 등의 내용이 수록되어있다. 이러한 훈련을 거치면 북한응원단 자격으로 파견되는 것이다.
 
이렇게 남한으로 파견되면 예상치 못한 사상변질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보위원들(보위원들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응원단 '대열인솔자', '생활위원회 지도원'등의 직책으로 활동을 한다고 남한에 거짓통보하여 들어온다)의 감시를 24시간 받게 된다. 북한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주일총화'를 하지만 남한에 파견된 응원단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일정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보위원들한테 제출을 하는 형식으로 '일일총화'를 하게 된다.
 
겉으로는 항상 밝은 모습을 보이는 응원단이지만 이들은 고된 일정과 24시간 감시를 받는 힘든 강행군을 펼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북한응원단의 주된 목적은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이 아닌 북한을 선전하기 위함인 것이다. 이전에 파견되었던 응원단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모든 언행원칙을 '김일성 수령님과 김정일 장군님의 영도 덕분에 행복하게 산다' '당의 혜택덕분에 북한은 지상낙원이다'등의 김씨 일가와 당의 긍정적 평가이다.
 
이처럼 국제적으로 집중되는 아시아경기대회를 수단으로 하여 대외적으로 북한체제를 선전하는 것이다. 실제로 응원단 참가자들에게 북한 정권이 매일 강요하는 의식은  노동당에서 적국에 파견한 '정치공작대'라는 자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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