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채점되는 북한경찰 승진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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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찰의 승진채점은 돈으로 결정된다

주민들의 동향을 수시로 감시하는 북한보안원 (자료사진)이미지
▲ 주민들의 동향을 수시로 감시하는 북한보안원 (자료사진)
남한 경찰은 자신의 직위나 등급을 올리기 위해 승진 시험을 친다. 채점 과정은 시험위원이 아닌 컴퓨터가 한다. 기계는 점수채점에서 평등성과 정확성을 보장한다. 때문에 승진하기 위한 본인의 노력이 없이는 좋은 점수를 바라 볼 수 없다.

반면 북한 승진시험은 해당 보안서 당위원회 간부부(인사과)가 한다. 간부부는 당위원회 결정에 따라 부서별 동급조동(인사이동)도 시키고 지도원을 과장이나 비서로도 승급시킨다. 중요한 것은 어떤 부서에서 일하는 가에 따라 같은 보안원이라도 그 가치가 다르다.

북한보안서 기본부서는 예심, 감찰, 수사, 기동대를 들 수 있다. 이부서의 사명은 대체로 국경과 연결되어있다. 밀수꾼을 장악하고 통제하며 각종 범죄들을 수사한다. 때문에 그들이 담당한 북한국경은 출세와 돈벌이 원천지이다.

북한 보안원출신 박진혁씨의 증언에 따르면 보안서 감찰과에 들어가려면 2010년도 기준으로 1000만원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당시 그 돈이면 2~3칸짜리 아파트 한 채 값이다. 북한평민기준으로 볼 때 1000만원을 죽기 전에는 쥐여 볼 수 없는 상당한 액수다.

북한보안서 구성을 보면 힘없는 부서들이 많다. 주민등록과나 경비훈련과 민방위과 소방대 등 형식상으로 보안원이지 실제는 권한도 없고 정부에서 주는 월급이나 배급에만 치우쳐 있다. 월급이라고 해야 고작 2010년도 기준으로 쌀 10kg값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힘없는 부서 보안원들은 빚을 내서라도 당위원회에 뇌물을 바친다. 실제로 주민 등록과에서 30년 복무한 보안원의 군사칭호는 상좌나 대좌로 오르지만 감찰과 신입 보안원보다도 생활수준은 훨씬 낮다. 결국 힘없는 부서보안원의 출세는 군사칭호가 아니라 힘 있는 부서의 낮은 직급이라도 옮기는 것이 목표다.

보안서간부부는 해당 보안원의 실력이나 품행보다는 그가 내민 돈 액수에 따라 직급을 채점하고 결정한다. 그들이 내린 돈의 결정에 따라 감찰이나 수사과에 배치된 보안원은 자기담당구역을 시찰하면서 간부부에 고인 돈1000만원을 벌려고 준비한다.

그들은 구역 내 밀수꾼과 밀수품을 전문 나르는 사람들을 장악하여 엄포도 놓고 때로는 얼리기도 하면서 그들로 부터 뇌물을 받아들인다. 대체로 보안원들이 받는 뇌물은 고급담배나 술 맥주인데 이것들은 다시 보안원아내의 손을 거쳐 시장상인에게 돈으로 환전된다.

또한 보안원은 국경지방에 자기의 스파이를 만들어놓고 대량으로 밀수하는 사람들에게 접근시킨다. 그리고는 그들이 중국에 많은 물건을 넘겨주는 시간을 알아낸다. 이어 밀수품을 넘기는 시간에 잠복했던 기동대원들이 밀수품을 회수한다. 할 수 없이 밀수꾼은 담당보안원과 밀수품을 반반으로 나누자는 제의를 한다. 이런 방식으로 보안원은 자신들이 돈 주머니를 채워가면서 간부부에 더 많은 뇌물을 찔러주어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어떻게 보면 북한보안원은 주민의 생명재산을 지키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재산을 등쳐먹으려고 생존하는 셈이다. 보안원은 저들끼리도 '우리가 이 자리까지 오는 데 쓴 본전은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승급하려고 간부에겐 돈을 바치고 주민의 등을 쳐서 승진대가를 뽑는 것이 오늘 날 북한 보안원의 살아남는 방식과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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