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의 신용은 주택 거주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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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 동아일보 DB
신용카드란 신용을 담보로 물건을 구매하는데 쓰이는 카드를 말한다. 현금이 아무리 많아도 신용도가 높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용카드 사용자는 자신의 신용도를 위해 평소 지불해야 할 대금이 연체가 되지 않도록 꾸준한 실적을 쌓아야 한다.

현재 북한 내에도 현금을 대신하는 카드가 출시되었지만, 신용카드가 아닌 직불 카드다. 그 마저도 평양을 비롯한 일부 도시의 소수적인 사람들만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아직도 북한 경제의 축을 이루는 시장 물품 판매는 100% 현금으로 거래된다.

남한정착 탈북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북한 주민의 신용 확인지는 구매자가 살고 있는 '집 주소'라고 전했다. 북한도 남한처럼 잘사는 사람들이 밀집된 거주지가 있다. 카드 이용자가 극히 제한 된 북한에서 '어느 동네에 살고 있느냐'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사람의 신용을 평가 할 수 있다.

회령 출신 탈북민 박정미(가명) 씨는 "장마당에서 외상을 하려면 안면 있는 얼굴이 우선이지만 처음 거래하는 경우 집 주소를 대고 물건 값을 집에 와서 받아가라고 주문을 하면 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아무나 가능한 건 아니다. 내가 살던 곳은 돈 많은 귀국자나 간부, 외화벌이일꾼들이 살고 있는 곳이어서 주소만 대도 신용만으로도 물건을 살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박 씨는 "시장상인들은 지역 이름만 대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 생활 형편을 손금 보듯 알고 있다. 워낙 가진 자들이 최소인데다 전기, 수도공급이 특별히 잘 이루어지는 간부사택이나 그 근처에 몰려살기 때문이다. 더구나 거주 이동이 쉽지 않아 한번 거주가 평생 거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사는 동네가 곧 최고의 신용담보로 되는 것이다.

반면 도시 변두리나 일반 노동자들이 밀집된 동네 사람들의 신용은 한도가 있다. 시장상인들은 오랫동안 물건을 사는 단골고객도 사는 지역에 따라 외상수위를 조절한다. 예컨대 오늘 쌀값을 외상으로 가져가면 적어도 2~3일내에 돈을 갚아야 다음번에도 외상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또 다른 탈북민 혜산출신 장은경 씨는 "양강도 혜산시 성후동에 도당책임비서 사택이 있다. 그 주변에는 도당조직비서, 선전비서 사택들이 줄줄이 있다. 간부사택이 들어서기 전 까지만 해도 이 주변에는 얼마 되지 않는 주민세대가 전부였다. 어느 날 갑자기 공지가 많은 이 지역에 간부사택이 들어앉으면서부터 변두리에는 개인들이 부지를 사서 집을 짓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집을 짓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유한 계층의 돈이 많은 주민들이다. 실제로 이곳은 시장도 멀고 역전도 먼 곳이다. 지형 상 산 아래에 위치한 곳이라 사람들이 관심에 없던 곳이지만, 간부사택들이 위치 한 곳이라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올라갔다."고 한다.

"이 곳은 간부사택들과 연결된 곳이라 수돗물도 잘 나오고, 전기도 다른 곳에 비해 자주 오는 편이다. 때문에 이 주변 집값은 역전주변 아파트값과 맞먹는다. 때문에 신용을 우선시하는 시장상인도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과는 통 큰 외상거래도 주저 없이 한다."는 전언이다.

신용에 대한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못 사는 사람일수록 신용을 잘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내세울 것 이라고는 신용밖에 없기 때문에 신용이 깨지면 외상으로 물건을 구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못 사는 사람이 신용을 잃으면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잘사는 동네가 신용을 보증할 수 있는 거점이 된 북한, 이 한 가지 실례만 놓고 봐도 북한은 이미 부익부 빈익빈의 차이가 좁혀질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증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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