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 ‘북중러 망루 사진’ 대서특필…다자 외교무대 데뷔 선전
입력 2025.09.04 (07:43)수정 2025.09.04 (07:46)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오늘(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모습을 대서특필했습니다.
노동신문은 6면 중 3면을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으로 채우며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습니다.
1면은 김 위원장이 톈안먼 망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강대국 정상과 어깨를 나란히 한 사진을 상단 우측에 배치했습니다.
북중러는 1959년 김일성·마오쩌둥·흐루쇼프 회동 이후 66년 만에 톈안먼 망루에 모인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반 서방 연대’의 결속을 과시했는데, 북한도 명실상부하게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내세운 겁니다.
또 1면에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두 손을 맞잡고 활짝 웃는 모습, 시 주석의 배우자 펑리위안 여사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담아 한동안 소원했던 중국과 관계가 회복됐음을 알렸습니다.
신문 2면은 글 기사 없이 사진으로만 지면을 채웠습니다.
김 위원장이 망루에 오르기 전 각국 정상급 20여명과 레드카펫을 나란히 걸으면서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주를 이뤘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했지만 혹독한 제재를 받으며 국제 무대에서 고립돼왔는데, 첫 다자외교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음을 선전했습니다.
3면은 열병식 행사 뒤 김 위원장이 시 주석 주재 리셉션에 참가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리셉션 행사장 내에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북중러 정상은 줄곧 함께하며 세를 과시했습니다.
북러 정상회담 소식도 3면에 별도로 담겼습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전승절 연회 뒤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2시간 30분간 양자회담을 했습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에 함께 탑승해 있는 차량 내부 사진을 실었는데, 이는 타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가 보도하지 않았던 사진입니다.
두 정상이 통역만 대동한 채 차와 쿠키를 앞에 놓고 대화하는 모습도 실렸습니다.
또 신문은 두 사람이 껴안는 모습,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왼팔을 가볍게 잡으며 활짝 웃는 모습을 실어 ‘혈맹’으로 진화한 양국 관계를 드러냈습니다.
노동신문에는 열병식 행사에 참석했던 우원식 국회의장은 단체사진 속 일부로만 등장했습니다.
북한이 주민들이 보는 신문을 통해 김 위원장의 다자외교 데뷔를 알린 것은 최고지도자가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인물이라는 것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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