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찰칵’ 2분 마다 한반도 찍는 천리안…구름 읽고 산불까지 잡는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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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찰칵’ 2분 마다 한반도 찍는 천리안…구름 읽고 산불까지 잡는다 [세상&]

입력
기사원문
천리안위성 운영하는 국가기상위성센터 가보니
하루 80만장 위성 영상 생산…한반도 2분 간격 관측
AI로 7시간 뒤 구름 예측…저궤도 위성은 산불 감시
천리안 5호 개발…하층 수증기·공간 해상도 개선
충청북도 진천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에 설치된 안테나 [기상청 제공]
충청북도 진천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에 설치된 안테나 [기상청 제공]


[헤럴드경제(진천)=전새날 기자] 지구를 비춘 위성 영상이 대형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화면 속 십자 표시는 위성이 현재 촬영하고 있는 위치를 가리켰다. 한반도 주변을 2분 간격으로 훑은 영상은 곧바로 위성 운영실로 전송돼 기상 분석 자료로 만들어진다. 하루 동안 이곳에서 생산되는 위성 영상만 약 80만장. 기후변화로 예측하기 어려운 극한 기상이 잦아지는 가운데 하늘을 관측하고 위험을 내다보는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찾은 충북 진천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 건물 밖에는 지름 9m 규모의 거대한 흰색 안테나 1기와 해외 위성 자료를 수신하는 여러 안테나가 자리 잡고 있었다.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2A호를 운영하고 위성 자료를 분석·제공하는 기관이다.

위성 운영실에서는 위성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고 관측 자료를 수신한다. 수신된 자료는 영상과 분석 자료로 가공돼 예보관과 국내외 기관에 전달된다. 천리안 2A호가 하루 동안 생산하는 자료는 약 6TB에 달한다.

천리안 2A호는 지구 전체를 10분 간격으로 관측하고 한반도와 주변 지역은 2분마다 촬영한다. 2018년 발사돼 2019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천리안 2A호는 이전 위성보다 짧아진 관측 주기를 바탕으로 태풍의 이동이나 구름의 발달 등 짧은 시간에도 변화하는 기상 현상을 더 세밀하게 살핀다.

김도형 국가기상위성센터장은 태풍 관측을 예로 들며 짧은 관측 주기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2분 간격이라고 하면 계속 추적해서 관측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에 훨씬 더 태풍의 중심 위치를 정교하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 영상은 관측에 그치지 않고 예보에도 활용된다. 센터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최대 7시간 뒤의 하늘 상태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구름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계산해 앞으로의 위치를 추정하는 방식이 주로 쓰였다. 다만 구름이 새롭게 생성되거나 발달하고 사라지는 변화까지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새로운 기술은 천리안 2A호가 관측한 영상을 AI에 입력해 미래의 위성 영상을 생성한다. 10분 뒤 영상을 반복적으로 예측해 최대 7시간 뒤까지 내다본다. 예측 영상에서 구름의 양을 계산한 뒤 ▷맑음 ▷구름 많음 ▷흐림 등 하늘 상태를 구분한다. 관측 자료를 입력한 뒤 16분이면 7시간 뒤까지의 예측 자료를 산출할 수 있다.

5일 오후 충북 진천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에서 김도형국가기상위성센터장이 천리안 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5일 오후 충북 진천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에서 김도형국가기상위성센터장이 천리안 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센터가 올해 4~10월 예측 결과를 전국 지상 관측 자료와 비교한 결과, 기존 방식보다 구름 많음·흐림 상태의 적중률은 약 30% 높아졌다. 오보율은 약 19% 줄었다. 구름의 이동뿐 아니라 생성과 소멸 등 변화까지 예측에 반영한 결과다.

위성 여러 대를 결합해 재난 감시의 빈틈을 줄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센터는 지난 9월 10일부터 천리안 2A호와 해외 저궤도위성 7기를 활용한 다중위성 기반 산불 감시 정보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천리안 2A호 1기로 산불을 감시했지만, 미국과 유럽의 저궤도위성을 추가해 감시 위성을 8기로 늘렸다.

두 종류의 위성은 서로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 천리안 2A호는 한반도 전역을 2분 간격으로 관측해 산불 발생과 지속 여부를 끊김 없이 살필 수 있다. 다만 영상 해상도가 2㎞ 수준이어서 작은 산불을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해외 저궤도위성은 한반도를 하루 1~2회 통과해 관측 빈도는 낮지만 375m~1.1㎞ 수준의 더 세밀한 영상을 제공한다. 두 자료를 함께 활용하면 천리안 2A호가 놓친 작은 산불을 추가로 탐지할 수 있다.

실제 2025년 발생한 산불 가운데 해외 저궤도위성이 한반도를 통과한 205건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1㏊ 미만 산불의 탐지율은 기존 1.3%에서 9.8%로 높아졌다. 1~10㏊ 규모 산불의 탐지율도 12.5%에서 31.2%로 개선됐다. 천리안 2A호가 탐지하지 못한 산불 21건을 저궤도위성이 추가로 찾아냈고 이 가운데 19건은 10㏊ 미만의 소규모 산불이었다.

센터는 위성별 관측 결과를 중첩해 산불 발생 위치와 불길이 번지는 방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자료는 센터 누리집을 통해 1시간마다 갱신된다. 김 센터장은 산불 감시에서 단순히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대형 산불로 번졌을 때 불길의 이동 양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같이 국토가 좁은 지역에서는 산불을 탐지하지 못해 초기에 진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며 “대형 산불로 발생했을 때 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정보를 위성으로 제공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저궤도위성은 한반도를 지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상시 관측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천리안 2A호의 잦은 관측과 저궤도위성의 고해상도 영상을 결합해 서로의 한계를 보완한다. 해외 위성이 한반도를 통과할 때 얻은 세밀한 영상으로 작은 산불을 찾아내고, 천리안 2A호가 연속적으로 관측한 자료로 산불의 변화를 살피는 방식이다.

후속 위성 ‘천리안 5호’ 개발도 진행 중


충북 진천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 외관 [기상청 제공]
충북 진천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 외관 [기상청 제공]


현재의 관측 역량을 이어갈 후속 위성 개발도 진행 중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4월부터 2031년 12월까지 총 6668억원을 투입해 천리안위성 5호를 개발하고 있다. 천리안 2A호의 임무를 이어받을 우리나라 세 번째 정지궤도 기상위성이다. 국내 최초로 민간 기업이 주관하는 정지궤도 위성 개발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천리안 5호에는 기존보다 3개 늘어난 적외 관측 채널이 적용된다. 가시 영상 해상도는 500m에서 250m로, 적외영상은 2㎞에서 1㎞로 개선될 예정이다. 대기 하층의 수증기 관측 능력을 높여 집중호우 등 위험 기상 감시와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우주기상 관측 장비도 탑재해 태양 활동으로 인한 위성 장애와 항공기 운항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천리안 2A호는 당초 설계 수명인 7년을 넘겼지만 현재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6년 9월 기준 위성 영상 적시 제공률은 99.97%다. 영상 스캔을 마친 뒤 3분 이내에 자료를 배포한 비율이다. 국내 36개 기관과 해외 19개국에 실시간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천리안 2A호의 임무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동시에 후속 위성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천리안 2A호의 성능이 “현재도 양호한 상태”라고 설명하면서도 기후변화로 과거의 날씨 패턴만으로는 예보하기 어려워진 만큼 차세대 위성의 관측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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