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부에서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북한 인권 대화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탈북자 조셉 김 씨, 통역요원, 탈북자 박연미 씨, 톰 말리노스키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 |
“우리는 당신들이 누군지,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톰 말리노스키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가 북한의 강제수용소 간수들과 상급관리들에게 직접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전했다.
말리노스키 차관보는 10일 국무부에서 탈북자들을 초청해 열린 북한인권 대화에 참석해 북한 당국이 강제수용소 실상을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권 유린의 가해자를 직접 겨냥한 말리노스키 차관보의 경고는 전반적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언젠가 한반도 상황에 변화가 생길 때, 가해자가 누군지 가려낼 수 있는 만큼, 스스로를 위해서도 더 이상 인권 유린에 가담하지 말라는 것이다.
말리노스키 차관보는 남북한 통일로 북한 주민이 자유를 찾게 되는 날이 외부 변수와 관계 없이 필연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 날을 앞당길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 그리고 이 일이 현실화됐을 때 많은 탈북자들이 두려움 없이 고향으로 돌아가 주민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이 전세계 최악의 인권 기록을 갖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거듭 지적했다.
또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반영한 조사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세계 인권의 날 북한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6년 탈북한 조셉 김 씨와 2007년 탈북한 박연미 씨가 참석해 북한에서 겪은 어려움과 목숨을 건 탈북 과정을 회고했다.
박 씨는 북한을 탈출해 중국, 몽골로 옮겨 다니면서 북한으로 송환 위협에 처하면 칼로 자살할 각오까지 돼 있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중국 지도자를 만난다면 어떤 요청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국의 탈북자 송환은 범죄이며 어떤 나라도 천부적 인권을 함부로 빼앗아 갈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조셉 김 씨 역시 중국의 정책을 논할 입장은 아니지만 탈북자 송환은 기본 인권의 침해라며 이를 중지해 줄 것을 요청하고 싶다고 답했다.
두 탈북 젊은이들은 북한이 장마당과 외부 문화의 유입 등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많은 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북한의 변화와 주민들의 미래를 위해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