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권도, 한국 주도 국제대회 첫 참가...리우 올림픽 출전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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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태권도 시범단 공연 모습 (사진 제공: 조지 바이탈리)이미지
▲ 북한 태권도 시범단 공연 모습 (사진 제공: 조지 바이탈리)
남북한이 각각 주도하는 두 태권도 연맹이 사상 처음으로 국제경기 무대에 함께 서게 된다. 하지만 내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북한 태권도 선수들을 참가시키려던 두 연맹의 계획은 뒤로 미뤄지게 됐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 ITF 선수들이 오는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시범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장웅 ITF 총재가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전했다.

장웅 국제태권도연맹 총재는 "의정서 집행의 일환으로 이번에 WTF 조정원 총재 쪽에서 초청한 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 WTF가 주최하는 대규모 행사로, 북한 선수들을 비롯한 ITF 소속 인사들이 참가하는 건 처음이다.

장웅 총재는 해당매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조정원 WTF 총재가 지난해 11월12일 이메일을 통해 초청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지난달 초 공식 초청장을 ITF에 보내왔다고 말했다.

앞서 조 총재와 장 총재는 지난해 8월21일 중국 난징에서 만나 두 연맹의 발전적 협력을 약속한 의정서에 서명했다.

총 4개 항으로 이뤄진 의정서에는 상호 인정과 존중, 상대방 대회 교차출전, ITF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추진,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의 합의 사안이 담겼다.

따라서 두 연맹의 이번 공동무대 마련은 의정서에 기초한 첫 실천 조치가 된다.

북한 선수 15명, 외국인 선수 5명 등 20명으로 구성될 ITF 시범단은 실제 경기에는 참가하지 않고 개막식이나 폐막식 등 공식 무대에서 시범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다만 5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ITF의 유럽대륙 선수권대회 기간과 겹쳐 5명의 외국인 선수를 시범단에 합류시켜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는 게 장 총재의 설명이다.

장웅 국제태권도연맹 총재는“팀은 구성이 됩니다. 조선 태권도인의 시범단 선정은 별 문제가 없고 외국인 포함이 좀 문젭니다.”

시범단을 이끌고 5월 대회에 참석할 장 총재는 두 태권도 연맹의 오랜 노력 끝에 의정서에 담긴 단계적 협력의 첫 발을 뗄 수 있게 됐다며 그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장웅 국제태권도연맹 총재는 “호상 인정하고, 두 번째로는 양쪽이 다 개방해서 경기 서로 참가하게 하는 이런 물꼬를 터놓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두 연맹에 소속된 선수들이 서로의 경기규칙을 준수하면서 상대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와 행사에 교차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아울러 지금까지 WTF 소속 선수들에게만 주어졌던 올림픽 출전 자격이 언제 ITF 선수들에게 열리게 될 지도 관심사다. 두 연맹이 의정서에 ITF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추진하기로 못박고, 그 시기를 빠르면 2016년 브라질 리우 하계올림픽으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위원을 겸하고 있는 장 총재는 북한 태권도 선수의 리우올림픽 출전이 현재로선 어렵다고 밝혔다. 북한에는 선수들에게 단증을 수여할 WTF 기구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웅 국제태권도연맹 총재는 “영국 (등 다른 나라)에는 WTF 협회가 있다. 평양에는 WTF 협회가 없다. (그 나라에) 국가 협회가 있어야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장 총재는 영국, 푸에르토리코 등 다른 나라의 ITF 선수들은 출전 자격을 얻은 뒤 리우올림픽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며 현재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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