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구글이미지) |
2014년 4월 북한을 이탈하여 현재 남한에 정착하고 있는 임미연(24세) 씨는 "북한 청년들 속에서 패션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패션 영감을 얻기 위해 한류 드라마를 자주 보는 편이다. 드라마의 재미보다는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에 더 호감을 느낀다. 북한영화나 드라마에서의 배우들 의상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단골 수선집을 선택하여 '아랫동네 식'으로 옷을 주문 제작한다. 화교에 집에 가서 마음에 드는 옷을 비싸게 구매하기도 한다. 북한청년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일반적인 옷은 청바지, 자켓 달린 속옷, 원피스다. 북한 시장에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청년들 속에서는 이런 옷을 몇 개나 보유하고 있는가에 따라 인기가 상승한다. 마음대로 입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보안원들과 청년동맹 규찰대의 감시가 엄격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단속에 걸리면 한동안 '이색문화유포자'로 곤경 치뤄야 한다. 하여 감시가 흐릿해지는 밤에만 입고 다닌다.
밤은 청년들에게 천국이다. 밤에는 비교적 자유롭다. 그래서 청년들의 동창모임, 생일모임, 연인들의 모임도 다 밤에 이루어진다. 모임에 입고 나오는 패션은 다양하다. 자신들이 몰래 보유하고 있던 자본주의 옷을 이런 모임을 통해 선보여야만 한다.
또한, 물물교환도 이뤄진다. 자기가 입고 온 옷과 친구의 옷을 맞교환한다. 그들은 이를 또 다른 옷을 입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제일 인기 있는 옷의 가치를 만드는 것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가의 여부다. 예를 들어 자신이 입은 옷이 남한드라마 '누구'가 입고 등장한 옷과 비슷하다는 것을 세부적으로 설명을 한다"고 흥미로운 증언을 했다.
또 다른 탈북민 이성화(27세) 씨는 "북한은 밤이 되면 사회주의인지, 자본주의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오가는 사람 5명 중 3명은 북한 정권에서 불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복장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남성들은 남한에서 90년대 초에 유행하고 있던 나팔 청바지를 선호한다.
이런 옷들은 국경을 통해 들여오는 밀수품이다. 옷을 선호하는 청년들에 비해 물품이 턱없이 모자라다. 때문에 중국 연고자들과 탈북자 가족 밀수꾼들에게 줄을 서서 주문해야만 한다. 부르는 게 값이다. 청년들속에서는 '자본주의 옷을 구할 수 있다면 죽기 직전 까지 굶어도 좋다'는 말까지 나온다.
자본주의식 옷이 귀하다 보니 형제나 친구들은 순번을 정하고 돌려 입는 경우도 있다. 그것도 철저히 낮이 아닌 밤에만 입어야 한다. 만약 낮에 입고 다니다가 단속원에게 검거되면 조사보다는 옷을 압수당하는 것을 더 큰 위험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