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내산이 실패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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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정식적인 수입품이 존재한다. 하지만 일부 특권층만 애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밀수품에 의지해 살아간다. 이 마저도 북한 당국이 장마당 단속을 강화하면서, 점점 더 음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정은은 2015년 신년사에서 "모든 공장, 기업소들이 수입병을 없애고 원료,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입품을 선호하는 세태를 '수입병'이라고 질타하면서, "수입 만능주의자는 매국노", "현대판 노예"라고 강조했다.
북한 정권에서 나서서 '국산품 애용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밀수품에 의지해 살아간다. 탈북민들은 입을 모아 "북한에서 생산하는 물건의 품질이 너무 뒤떨어져 도저히 사용할 수 없다. 북한 주민의 품질 기준은 장마당에서 판매하는 물건과 비교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2013년 탈북한 이홍영 씨는 "북한 상품과 장마당 상품의 가격 비교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장마당 상품이 품질이 좋다. 이 때문에 북한산에 대한 호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씨는 "하지만 술 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장마당에서 판매하는 술보다 북한산이 더 입맛에 맞는다. 도수가 낮기 때문이다. 최근 장마당에서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중국에서 도수가 낮은 술을 들여오고 있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 결국 또 장마당 제품으로 발길을 옮길 수 밖에 없게 된다. 장마당의 물품이 모든 물건 거래의 기준이 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국산품에 대한 선호가 장마당 물품으로 옮겨가다보니 북한 정권에서 더욱 단속을 강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김정은은 류원 신발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대외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신발을 생산하라고 주문했다. '세계가 조선의 유행을 따르게 하라'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이어 화장품공장 현지지도에서는 마스카라의 질을 질타하면서, "외국산은 물에 들어갔다 나와도 그대로인데 북한산은 하품만 하면 너구리 눈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스스로도 북한산에 대한 저품질을 인정한 셈이다.
2014년 탈북한 최치원 씨는 "장마당에 중국산 물품이 넘쳐나면서, 수입품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국산품을 외면하는 것 자체가 국산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이어 "김정은도 자녀에게 독일산 고급 분유를 먹이고, 영국 옷을 입는데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그 값싼 중국산을 입으면서도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너무 어이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특권층이 외제를 애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품 애용 운동이 얼마나 큰 실효를 거둘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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