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어려워도…“韓, MSCI 선진국 재편입 시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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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어려워도…“韓, MSCI 선진국 재편입 시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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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24일 새벽 연례 시장 분류 심사 발표
“지수 내 비중 상당, 일단은 신흥국 지위 유지”
올해 수익률 1위에 한때 전세계 6위, 위상 달라져
AI 투자와 동조화, 분류 중요치 않다” 의견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한국 증시가 한동안은 ‘신흥국 시장’에 머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선진국 시장’ 재분류는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 15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글로벌 지수 산출 기관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가 최근 개혁 조치들의 지속성을 입증하기 위해 당분간 한국을 신흥국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의 선진국 시장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재등재라는 방향성 자체는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4일 새벽으로 예정된 MSCI의 연례 시장 분류 심사에 쏠린다. MSCI 선진국 편입은 곧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먼저 관찰대상국에 오른 뒤 일정 기간 시장 접근성, 외환시장 개방성, 규제 환경 등을 평가받아야 한다.

코스피가 8000선을 회복한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92년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한국은 2008년 처음으로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명단에 포함됐다. 원화 환전의 어려움과 거래소 데이터 활용 제한 등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 문제가 계속 지적되면서 승격이 보류됐고, 한국은 2014년 관찰대상국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해에도 MSCI는 외환시장 개혁의 미흡함과 외국인 투자자의 규제 준수 부담을 지적했다. 이후 한국은 공매도를 재개했으며, 오는 7월에는 원화 거래 시간 연장을 준비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글로벌 투자자들의 핵심 개선 사항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자본시장 개혁을 핵심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한국 증시의 위상도 달라졌다.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1년 동안 거의 세 배로 불어나 약 4조 4000억달러(약 6685조원)에 달했으며, 한때 인도를 제치고 세계 6위 주식시장에 올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열풍에 힘입어 코스피는 급등했지만, 동시에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변동성이 큰 시장 중 하나가 됐다. 최근 며칠 사이 코스피는 매수 사이드카와 매도 사이드카가 반복적으로 발동될 정도로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한국이 당장 선진국에 분류될 가능성은 낮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노무라홀딩스의 아시아 주식 전략가인 체탄 세스는 싱가포르에서 “한국처럼 막대한 시장 비중을 가진 국가가 분류 변경을 겪는 것은 그야말로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최근 들어 기존 지수에서 한국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가 한 시장 분류에서 다른 분류로 이동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대만(26%)에 이어 2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선진시장 지위로 승격된 가장 최근 사례인 그리스와 이스라엘은 승격 당시 경제 규모와 지수 내 비중이 훨씬 작았다.

그럼에도 향후 몇 년 안에 한국이 선진시장으로 재분류될 가능성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템플턴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이핑 랴오는 “이번 행정부가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의 전환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선진시장 지수 편입 가능성은 분명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는 점점 더 글로벌 AI 투자 흐름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코스피 전체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한국 증시는 단순한 국가별 투자처라기보다 글로벌 반도체·AI 공급망에 투자하는 통로로 인식되고 있다.

코즈웨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아르준 자야라만은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이 이제 워낙 글로벌 투자 대상이 됐기 때문에, 그 분류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것은 한국에 투자하는 문제가 아니다. AI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MSCI 승격은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올 수 있다. BNP파리바증권은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펀드들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약 300억달러(약 45조원)의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또한 한국 주식이 선진시장 경쟁국 대비 낮게 평가돼온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BNP의 멀티에셋 투자 책임자 웨이 리는 “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서사를 ‘고성장 신흥시장 투자처’에서 ‘전략적 공급망 축에 대한 핵심 선진시장 투자처’로 바꾸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 기반이 넓어지는 것은 현재 한국 증시의 변동성 국면에서 반가운 촉매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올해 이미 780억달러 (약 118조원)이상의 역대급 외국인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격한 랠리로 인해 펀드들이 단일 종목 편입 한도에 도달하면서 매도에 나선 영향이 컸다.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가 시장 안정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애버딘인베스트먼츠의 아시아 주식 투자 책임자 키어런 푼에 따르면 선진시장 투자자들은 단기 성장보다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지배구조, 주주환원에 초점을 두며 투자 기간도 더 길다. 그는 “재분류는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의 지배구조 기준을 개선하고 시장 변동성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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